무(無)의 문턱

밤의 틈에서 #3

by iCahn

늦은 밤,

선잠 끝에 눈을 떴다.


나는 아직 여기에 있는가?

아니, 나는 '있는' 것인가?


이 질문이 떠오른 순간,

내 중심 어딘가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대로 언젠가,

정말로 사라질 것이다.

기억도 없이, 형체도 없이.


"정말로 영영 없어져버린다니..."


이 생각이 온몸 가득 차오를 때면,

나라는 존재는 차갑게 떨리기 시작한다.


표현할 수 없는 공포,

도망칠 수 없는 두려움.


의식은 살아 있는데,

'나'라는 감각만 꺼져가는 그 순간.


무언가 외치고 싶지만,

외마디 괴성만 삐져나오고


거부하고 싶지만,

피할 길 없어

그저 동동 구룰 뿐.


언젠가는 무(無)가 된다는 것.

도저히 믿기지 않으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


그게 나를 떨게 한다.

그게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정녕, 저 문턱을

넘어야만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