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틈에서 #2
어떤 말은
꺼내지 못한 채
오래 묻힌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줄 알고
아무렇지 않은 척
덮어두었는데
이상하게도
밤이 되면
그 말들은
서랍을 열고 나와 앉는다
잊은 줄 알았던 문장들
끝내 전하지 못한 말
말 대신 넘겼던 그날의 침묵
그것들이
조용히 나를 바라본다
누군가에게 건넸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나 자신에게라도
그 말을 해줬다면
나는 나를
조금 덜 미워했을까
누구에게 전하고
누가 들어야 하는지
밤새 이름표를 되짚는다
다시 서랍은 닫히고
말은 남겨진 채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