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면
어제의 하늘을 걷어내고
오늘의 하늘을 펼친다
색은 그날그날 다르다
파란 물감을 넉넉히 쓰는 날도 있고
회색빛을 조심스레 얹는 날도 있다
구름은
가장 오래 머무는 붓질이다
크고 느린 구름은
말없이 위로처럼 번지고
옹기종기 모인 구름은
안부를 묻듯
서로의 곁을 덧칠한다
하얀 구름은
파란 마음 위에 가볍게 뛰우고
회색 구름은
묵직한 질문처럼 내려앉힌다
어떤 날은
크고 작은 구름들을 흩어
흔들리는 마음을 닮게 하고
어떤 날은
구름 하나 없이
그저 맑게 비워두기도 한다
이 그림을 다 담고도
남을 만큼 가득한 하늘
끝도 없이 펼쳐지는
이 화폭에
매일 한 번씩
작은 마음을 얹는다
가끔은 너무 번져버려
지우고 싶은 날도 있지만
그조차도 하늘의 일부로 남는다
나는 매일
새롭게 그려지는 저 하늘을
글 속에 담으려 애쓰지만
아무도 닿을 수 없는 높이에서
오늘도 하늘을 완성하는 자의
그 웅장함도 경이로움도
다 담기엔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도 괜찮다
그 모든 풍경은
여전히 하늘에 머물러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