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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예쓰 Jan 31. 2020

[창업가의 독서노트]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브랜딩에 대한 고민, 우리 모두 하잖아요?






폴인 라이브러리 팝업스토어


몇 달 전, 중앙일보에서 만든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의 팝업스토어를 우연히 발견했다. 오늘 소개할 책도 여기서 샀는데 온라인에서도 돈을 내고 읽을 수 있다.


https://www.folin.co



팝업스토어에서는 폴인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여 읽을 수 있는 내용 중 일부가 책으로 나와 있다.



이 책은 전에 광고회사를 다니는 친동생으로부터 전해 들었던 브랜드 커뮤니티 Be my B에서 브랜딩과 관련하여 작은 회사의 대표들이 강연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오, 왠지 돈이 안 아까울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출처: https://cdn.imweb.me/thumbnail/20181109/5be59d0d360cf.png


이렇게 또 하나의 책이 셀룸 라이브러리에 추가되었다. (의외로 충동구매 스타일) 나는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팀원들 안에 스스로 성장 욕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 1) 직접적인 경험 2) 책과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 팀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은 망설임 없이 구비해서 셀룸 라이브러리에 비치해두고 있다. 나름대로 셀룸 스티커를 붙여 라이브러리 소유임을 표시한다. 아직 규모가 작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알찬 컬렉션이다! 우리 팀 셀룸의 보물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의 


이 책은 다양한 회사를 운영하는 개성 있는 대표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다. 또 요즘 들어 자주 보이는 셀룸과 같은 ‘린 브랜드 Lean brand’의 방식을 소개한다. 거창하게 론칭하기보다는 작더라도 내실을 갖고 시작하는 그런 브랜드 말이다.

“브랜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브랜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브랜드들은 예산이 많이 드는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는다. 고객의 규모가 대단히 큰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번 알게 된 고객은 이들을 다시 찾는다. 이들을 응원하고, 입소문을 내고, 스스로 그 서비스의 이용자임을 자랑한다. 잘 짜인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화려하게 ‘그랜드 오픈’ 이벤트를 행하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접근한다.” (15쪽)

책에서 소개된 린 브랜드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필요한 것만으로, 작고 빠른 실행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 오호, 과연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셀룸도 린 브랜드에 속하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대표들은 나에게 없던 린 브랜드 멘토들 같다. 각기 다른 이야기와 경험을 들고 나와 편한 매너로 설명해줘서 좋았다. 마치 대화하는 느낌? 가장 처음 등장한 멘토(?)는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


출처: http://mblogthumb3.phinf.naver.net/20160901_122/ksunhawk_1472689754730pfhh4_JPEG/IMG_9920.JPG?ty


29년 간 카피라이터로 일한 베테랑으로, 여성 최초로 삼성 그룹 부사장이 된 대단한 분이다. 이런 분이 어쩌다가 책방을 열게 된 걸까? 참고로 이 책방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아직 가봐야지 해놓고 가보진 못했었는데 이 분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조만간 한 번 가봐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업이 생존이나 성장을 위해서 전략을 세우잖아요. 개인 인생을 경영할 때도 그런 전략이 필요해요. (...) 우리가 일 년 후, 한 달 후 일을 예측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는 이것이 더 나을 거라고 믿고 결정하지만, 꼭 그렇던가요? 혹은 어쩔 수 없이 불리해 보이는 길을 가지만, 그 길이 끝까지 불리하던가요? 그렇지 않잖아요. 자신이 확실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세요.” (33쪽)

“앞서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을 ‘프로’라고 말했는데요, 책방을 열고 나서 프로페셔널에 대한 저만의 정의가 하나 더 생겼어요.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을 선한 결과로 맺는 사람. 무언가를 시작할 때부터 나쁜 의도로 시작하는 경우는 없어요. 다 좋은 의도로 시작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제대로 안 되기도 하죠. 혹은 상대가 움직여줘야 성과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상대가 나처럼 선한 의도가 있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저는 프로페셔널의 중요한 뜻이 내가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봐요. 그래야 지속 가능하니까요.”(36–37쪽)

이다음 멘토는 프레임몬타나라는 안경 브랜드를 운영하는 최영훈 대표. 보다 현실적으로 인스타그램 운영 등 마케팅과 제품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프레임몬타나의 최영훈 대표 (출처: https://jmagazine.joins.com/_data/photo/2018/10/2949993309_Qdjuq1AH_1.jpg )


“막상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느낀 게 마케팅은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먹고살기 위해서 땅바닥에 떨어지거나 극한 상황이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마케팅이구나 싶었어요. 창의력과 절박함을 가지고 하는 거죠.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올릴 땐 정보나 재미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주자라는 생각으로 했어요.”(44쪽)

나도 직접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인스타그램 콘텐츠에 대해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광고를 별도로 하지 않는 브랜드로서 인스타그램은 나름 큰 소통과 마케팅의 창구였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운영을 1년 넘게 하며 매일 고민하고 다른 브랜드의 인스타그램들을 보며 든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인간관계에서도 진정성 없이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자기 잘난 이야기만 하는 사람과는 계속 대화하거나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데,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 브랜드가 잘 났고,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에게 재미도 감동도 없고 그렇다고 인생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니 누가 그걸 들어주겠어? 그렇담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자.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사람들의 솔직한 고민과 비하인드 스토리, 흥미로운 이야기나 실제로 듣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를 담은 이야기!’

최영훈 대표도 나와 비슷한 결론에 다다른 듯했다. 물론 그는 팔로워가 2019년 기준 8만 명으로 셀룸이나 내 계정보다 훨씬 성공적이라서 내가 앞으로도 더 배울 부분이 많겠지만.

“개인 인스타그램을 제외하고 어떤 마케팅도 하지 않았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안경을 공짜로 주지도 않았고 연예인 협찬도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45쪽)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광고를 안 한다는 게 얼마나 희귀한 경우인지 모른다. 내가 브랜드 운영을 하면서도 주변에서 수없이 ‘예쁜 모델을 써서 사진을 찍고 광고를 해야 한다’, ‘돈이 들더라도 인플루엔서나 연예인에게 협찬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줬는지 모른다. 갈대 같은 마음에 엄청 흔들렸지만 결국엔 진행하지 않았던 광고. 우리도 앞으로도 가능하면 ‘그냥 하는’ 인위적인 광고 없이 브랜드를 꾸려나가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로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본질이 ‘장인정신’만 의미하진 않아요. 제품의 본질과 마케팅 둘 다 중요하죠. 이 두 가지를 할 때 당장의 이익을 위해 꼼수를 부리면 궁극적으로 성공과는 멀어져요. 본질의 중요성은 브랜드뿐 아니라 직장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편법을 쓰지 않고 정도를 걷는 사람들이 끝까지 남더라고요. 두 번째는 절박함입니다. (...) 이게 망하면 나는 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했어요. (...) 마지막으로 차별화입니다. 실제 무언가 달라야 해요. 저는 완벽하게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제품, 마케팅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차별화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면 접으세요.”(50-51쪽)

이다음 멘토는 스타트업 미디어 브랜드 EO의 김태용 크리에이터. 셀룸도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브를 시작했기에 더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았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에게서 의외로 다른 것보다 팀워크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혼자 일을 하다가 여럿이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제 이름을 걸고 밤낮없이 해왔던 콘텐츠를 다른 사람들과 분담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팀을 꾸리고 3개월 정도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했어요. 팀원이 만들어온 결과물이 무언가 마음에 안 들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요즘 편집자가 바뀌었냐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결국 혼자 해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다들 제 피드백만 기다리고 있으니 팀원들의 성장은 정체되고 저도 피드백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는 거죠. 그러가 보니 팀원들이 성장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팀 문화를 새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우리 문화를 익스트림 오너십(Extreme Ownership)이라고 정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자율과 책임 이런 느낌보다 조금 더 강한 문화를 만들었어요. 스크리닝, 피드백 과정을 최소화하고 스토리 오너가 스토리 완성 및 발행 여부를 결정하는 거예요. 이때부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개개인이 완성되었다고 판단하는 콘텐츠는 그냥 내보냈어요. 그랬더니 좋아요가 500개, 1000개, 어떨 땐 100개 밑으로도 찍히니까 팀원들 모두가 더 넓은 시야에서 스토리텔링에 대해 생각하고 빠르게 성장하게 되더라고요.”(67-68쪽)

“제가 23세 때부터 약 15개 정도의 브랜드를 만들면서 느낀 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자기다움’이나 ‘애정’이 녹아들지 않으면 금세 망한다는 거예요. 가이드를 만들면 바로 번아웃이 되거나요.
가장 가볍게 만든 태용 브랜드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 브랜드를 이루는 모든 콘텐츠에 ‘순수성’ ‘진정성’ ‘깊이’가 묻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1인 크리에이터 태용이 운영한 채널은 철저하게 타깃 독자 중심의 콘텐츠였고 제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하고 싶은 일을 녹였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제 성장동력이 되어주셨고 그분들에게 저 또한 더 긍정적인 영향을 드리시 위해 이제 EO라는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69쪽)


이 외에도 많은 멘토들이 주옥같은 경험담과 팁을 나누어줘서 참고가 많이 된 책이었다. 폴인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콘텐츠들도 괜찮아 보여서 현재 두 개 구매한 상태! 두근두근 기대해본다.


http://naver.me/xnGzYZ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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