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휘날리는 가나자와성, 겐로쿠엔, 히가시차야 산책
가나자와에 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명소들이 있다. 바로 가나자와성, 성과 연결된 겐로쿠엔, 그리고 거기서 도보로 20~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오래된 거리 히가시차야.
내가 방문했을 때는 특히 벚꽃이 가장 만개한 때여서 관광객 뿐만 아니라 거의 이 근방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다 나들이를 나온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인파가 엄청났었다.
벚꽃은 너무 예쁘지만 벚꽃만큼이나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당시 여러 통로가 막혀 있어서 안내문을 잘 보고 피해가야 했다.
가나자와성 옆에 붙어 있는 오야마 신사도 잠시 구경했다.
https://maps.app.goo.gl/z4bju6mK6QWqMo6s7?g_st=ic
가나자와성으로 이어지는 2층 입구와 붙어 있으니 가나자와성에 구경간다면 겸사겸사 들릴 만하다.
네덜란드 스타일에 영향을 받아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점이 특이하다는 신사의 입구 건물.
작은 연못과 잉어들이 있어서 더욱 한적한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가나자와성으로 이어지는 입구.
https://maps.app.goo.gl/SHZgEnMGGET1YNxj6?g_st=ic
가나자와성은 1592년부터 1620년에 걸쳐 에도 막부 시대 가나자와 번을 통치한 마에다 가문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들어가면 바로 평평하고 넓은 땅이 펼쳐진다.
가나자와성 안에는 가쿠신엔이라는 연못 공원이 있는데, 연못에 세 개의 섬이 앙증맞은 다리로 연결된 형태다.
벚꽃과 소나무 등이 함께 어우러져서 더욱 예뻤다.
성이 꽤나 커서 제2, 제3 성으로 나뉘는데 니노마루광장에서 문을 통과해서 혜자를 넘어서 나가면 피크닉 영역으로도 사람들이 쓰고 있는 산노마루 광장이 나온다.
벚꽃 시즌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주전부리를 먹고 마시면서 광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도 잠깐 누워서 쉬었다 갔다.
흐드러지게 폈던 벚꽃.
산노마루 광장에서 이시카와문을 통해서 겐로쿠엔으로 이동하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기 시작해서 깜짝 놀랐다.
이시카와문으로 나오면 있는 다리 위에서 보이는 벚꽃길의 모습.
이 일대가 전부 벚꽃으로 가득차 있다니, 보고도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https://maps.app.goo.gl/B9PH1T23TatmRcsSA?g_st=ic
가나자와성을 세웠던 번주 마에다 가문이 가꾼 에도시대 대표 정원 겐로쿠엔. 1822년에 처음 조성되어 약 200년의 역사를 지닌 겐로쿠엔은 전통 조원식 정원의 면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야 우연히 왔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 작정하고 벚꽃 나들이를 나온 듯 했다.
그 사이에서 겨우 겨우 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벚꽃들을 한번에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중심에는 넓은 연못이 있다. 넓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많았던 겐로쿠엔.
그나마 한적한 곳을 찾아서 벤치에 앉았을 때의 풍경.
팝콘처럼 팡! 터져있던 벚꽃.
어딘가 신성하게 느껴지는 큰 소나무.
겐로쿠엔 바깥의 상점가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진분홍빛의 벚꽃도 예쁘다. 겐로쿠엔을 벗어나서 히가시차야로 걸어가는 길에 찰칵.
히가시차야 근처의 강가에도 벚꽃이 줄지어 피어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 너무 많았던 겐로쿠엔보다 이쪽 동네가 더 운치 있다.
마침 해가 약간 저물 때라서 더욱 멋지게 보였던 벚꽃길과 강.
정말 원없이 벚꽃을 구경했던 여행이었다.
https://maps.app.goo.gl/apGQREZfEkDveSry6?g_st=ic
히가시차야는 전통적인 차 문화와 연회가 열리던 '차야' 건축물들이 잘 보존된 곳으로 지금은 많은 찻집과 전통공예가게 등 상점들이 전통 건축 스타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진에서처럼 일본에서는 나뭇가지로 동그란 구를 만든 장식물을 달아둔 곳은 술을 판매하는 술 상점을 뜻한다.
히가시차야의 중심에 있는 작은 광장.
히가시차야에서 볼 수 있는 전통 다과 가게.
현대적인 디저트인 파르페 등을 일본 전통적인 식자재인 말차 등과 결합한 디저트 카페 등도 많다. 거리에 붙어있던 포스터에 따르면 계절마다 게이샤 퍼포먼스도 진행하는 듯하다.
술 가게의 표식.
가나자와의 지방색을 살려서 만든 일본주를 판매하고 있다. 양조장에서 직접 운영하는 가게다.
교토 기온 거리와 함께 역사적인 찻집 거리로 국가에서 인정하는 히가시차야.
특이하게 곳곳에 옥수수가 걸려 있는데, 이 행위는 "키나코모치"라고 불리며, 옥수수를 매달아 두어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가게에 좋은 운을 불러오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토핑이 들어간 주먹밥 무스비를 판매하는 가게.
이시카와의 양조장을 표기한 지도.
히가시차야의 가게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졌지만 그 와중에도 통일된 방식으로 외관과 간판, 외부등을 꾸며서 정제된 느낌을 준다.
꽤나 걸은 터라 잠시 광장 2층의 하유와 카페에서 쉬었다.
https://maps.app.goo.gl/tftzoXtQZVrFGSeT9?g_st=ic
2층 창문으로 히가시차야 전경이 내다보이는 뷰맛집.
시원하고 진하면서 달달했던 말차 라떼.
가나자와에는 유독 교토처럼 서양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는데 왜인지 알 것 같았다.
일본의 전통이 그대로 남은 유적지와 거리들은 분명 외부인 누가 와도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 만 했다. 한국도 전통가옥이나 건축, 유적이 남은 거리를 이런 식으로 일관되고 정갈하게 잘 보존하고 재건한다면 멋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