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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날적이

나 원래 그래!

원래 그런가, 그렇기로 선택한 건가

by 글도장


1. 원래 그런 사람, "나 원래 그래"


"나는 그럼 뭐 원래 알랑방구쟁이라 어머님한테 어머니~ 하는 것 같아?"

'폭삭 속았수다'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남자가 여자 아버지를 뵈러 왔는데 영 숫기 없이 구는 거다.

여자가 남자에게 살갑게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자

남자왈, "나는 원래가 성격이..." 그 말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다.


"나 원래 그래"

사실 부부싸움을 할 때 마지막 치트키는 이거다.

나 원래 그래(어쩌라고)!



2. "나 원래 그래"의 함정


나에겐 치트키,

하지만 당할 때는 이처럼 분하고 갑갑한 말이 없다.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지지고 볶고 애를 쓰다가

상대가 "난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순간,

"촤라락." 우리 대화의 셔터가 내려간다.


응, 됐고, 이제 네 말은 안 먹혀. (사진출처: pixabay)


타고났다는 말, 원래 그렇다는 말은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말이다.

그래서 난 그 말이 늘 듣기 거북했다. (나도 자주 쓰면서 말이다)


3. 책을 읽었다.


'미움받을 용기'를 읽다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다.

"가령 나는 비관적인 성격이야"라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네.
그것을 "나는 비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어"라고 바꿔서 생각해 보자는 걸세.
문제가 자신의 성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에 있다고 보는 거지. 성격이란 말에는 변하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있지만 세계관이라면 변용시키는 것이 가능할 테니 말일세."


4. 2가지 키워드, 안경과 성장형 마인드


이 구절을 읽고 내 머릿속에 2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첫 번째는 안경이다. 이 구절에서 세계관이라는 말을 안경으로 치환해 보았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안경이라 생각하면 그 안경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나 자체가 비관적인 게 아니라 내 안경이 어두운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언제든 벗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성장형 마인드'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성장형 마인드'와 '고정형 마인드'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고정형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개인적인 한계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들은 실패를 자신이 변할 수 없는 능력의 부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즉, 변화시킬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면, 성장형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



5. 결론 – 변화할 수 있다, 없다?


사실 변화는 어렵고 부담스럽다. 그래서 제일 쉬운 길이 "난 원래 그래" 일수 있다. 그러면 어느 정도 내 행동에 대한 타당성이 생기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결국 변화할 수 있다, 없다 그 차이가 희망을 만들고, 많은 것을 바꾸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나에게도 그리고 남에게도 함부로

"난 원래 그래"라는 말을 뱉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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