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텐슈 Mar 30. 2020

일상풍성, 해 졌는가.

<공부쟁이의 궤도 밖의 삶> 출간 1주년을 기념하며

내 책의 가제는 <일상풍성>이었다. 나도 꽤나 이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추구했던 목표가 바로 일상이 풍성해지는 것이었으므로. 오늘은 내가 책을 낸 지 딱 1년 차로 1주년 기념일이다. 2019년을 기점으로 기념할 일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지도에도 공적인 명칭과는 별도로 나만의 장소를 넣어 내 지도를 그리는 것이 필요하듯, 전 세계가 공유하는 그레고리력에도 나의 날들을 새겨 넣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가 전하는 일에 큰 의미가 없다 해도 사람은 원래가 의미를 부여하는 본성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여받는 기념일이 바로 생일이며, 우리는 그 이후로 각종 관혼상제를 지나가며 여러 기념일을 갖게 된다. 나에게는 그 추가 기념일이 바로 2019년 3월 30일인 것이다. 이 날은 앞으로 내가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답을 찾아 애쓰던 20대를 떠올리게 할 것이고, 그 떠오름에 책을 한 번 펴보는 날이 될 것이다.


책을 만들면서도 나를 괴롭혔던 것은 그 당시의 이야기가 ‘나의 결정되어진 스토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때 교수님께서, ‘그러면 앞으로 계속해서 써 나가면 되고 이 책은 제1권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늘 과정을 살아가고 있기에 나의 이야기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 그럴 때면 나는 16세기, 17세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활동한 과학자들을 떠올린다. 우리가 가진 21세기의 눈과 지식으로 보면, 그 당시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삶이 엉뚱해 보이고 줄일 수 있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고 그 렌즈로는 모든 것이 명명백백 명징하게 보이므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했다. 그게 무슨 대수냐? 고 지금 사람들은 말하겠지만, 그 당시 탈레스에게는 종교적 설명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변혁의 순간이었다. 내가 그만한 사상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보면 대수롭지 않은 무엇도 그 당시의 시대와 얽혀보면 대단한 생각일지도 모르고, 다르게 읽힌다는 점이다.


미흡하고 어린 내 모습이 담긴 내 책은, 대단한 책이 아니다. 아직 챕터 1을 살아가고 있기에 결과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그 당시에 가진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 기점 삼아 계속해서 풍성한 하루를 살아가고자 한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과 지혜, 거인들의 어깨 위, 그리고 2019년의 나의 어깨 위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의연하게 정진해나가자.


2020년 3월 30일, 1주년 기념글.



그리고 1주년 기념 그림.


앞으로도 한계를 만나면

두드려서 뚜껑을 열고 올라가기를













[BGM-사랑하러 가자, 윤태규]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언제 가치를 알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