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운드

by 김선철

이른바 7080세대, 그 세대 중에서도 특히 대학 생활을 했던 이들에게 추억으로 강하게 남은 것 가운데 여러 방송국에서 주최했던 대학생들의 가요제를 통해 더욱 열광했던 그룹사운드(group sound)가 있다. 그런 가요제 출신이 아니어도 그룹사운드가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경우도 있었다. 록을 즐겼던 분들이라면 키보이스, 딕훼밀리, 신중현과 엽전들, 산울림, 송골매 등 일세를 풍미했던 밴드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런 그룹사운드들의 유행과 인기는 비틀즈 등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서양 록 밴드들이 끼친 영향 때문이었다고 평가된다.

록 밴드를 일컬었던 당시의 명칭인 ‘그룹사운드’는 1960년대부터 사용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보컬 그룹’(vocal group)으로 불렸다. 지금은 영어식으로 ‘록 밴드’(영어권에서 쓰는 다른 표현으로는 ‘록 그룹’이 있다.)나 이를 더 줄여서 ‘밴드’(band)라고 부르는 것이 대세이며, 드물게 스스로를 ‘그룹사운드’라고 소개하는 밴드도 있다.


‘그룹사운드’는 영어 두 단어로 구성되어 있는 합성어이지만 영어권에서는 쓰이지 않는 용어이다. 이 말이 맨 처음 쓰인 곳은 일본인데, 그 연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한 설에 따르면 이는 한 일본 방송인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한다. 1960년대에 어떤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로큰롤’(rock’n roll) 이라는 말을 일본어화해서 하니까 사회자가 발음이 이상하다고 농을 걸자 그 출연자 왈, 발음이 어려운 말이라 그러니 쉬운 말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주문하여 그 사회자가 바로 ‘구루푸 사운도’(グループ サウンド) 또는 ‘구루푸 사운즈’(グル―プ サウンズ)라는 말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 설은, 서양의 록 밴드들의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 록 밴드들이 나타났는데, 한 밴드의 가수가 기자에게 이런 연주 형태와 음악을 통틀어 ‘구루푸 사운도’(グループ サウンド) 또는 ‘구루푸 사운즈’(グル―プ サウンズ)로 소개했다는 설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구루푸 사운즈’(グル―プ サウンズ)가 1960년대에 활동했던 록 밴드를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는데, 우리는 시대 구분 없이 록 밴드라는 연주 형태를 뜻하는 것으로 수입하여 써왔다.


언론 기사에서 ‘그룹사운드’는 1968년 9월 1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다른 표기 형태로는 ‘구룹사운드’, ‘그룹싸운드’ 등도 보인다.


[유래]

그룹사운드: グル―プ サウンズ > 그룹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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