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같은 집. 다른섬
남편은 일터에서, 나는 집 안에서
서로의 하루가 분명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았다.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듯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고 나누는 듯싶어도
마음은 닿지 않았다.
일상 속 무심함은 서로의 불편함을 키웠고
서로의 불편함을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아야 이해받지 못함을 상처받지 않았고
싸우지 않았기에
공허한 마음은 커져갔다.
그 즈음, 나는 우울과 조울을 오갔고
우리의 관계는 고요해 보였지만,
그 밑바닥엔 늘 높은 파도가 일렁였다.
남편은 여전히 성실히 가족을 위해 일했고,
나는 아이들을 위해 하루를 버텼다.
겉보기엔 안정적인 가족인 듯 보였으나
그 속에서 점점 멀어지며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섬에 있는 사람처럼
그의 피로와 나의 외로움이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