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거짓과 무책임
진실보다 더 큰 상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온다는 것을
그날 깨달았다.
진실을 알고 난 뒤,
두려움과 믿기지 않음이 뒤섞인 마음으로
어찌해야 할지 몰라 무서웠던 날이었다.
마음 한 켠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
숨죽이고 모른채 할 수 없다는 마음.
도움 받고 싶었다.
그래서 시어머니를 집으로 초대했다.
차려놓은 저녁상 위로는
겉보기엔 평온하였지만,
내 안에서는
긴장과 불안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말을 꺼냈다.
시어머니는 너무도
뻔뻔하게 남편 편을 들었다.
내가 목소리를 높이고,
분노와 실망을 담아 말할수록
그 태도는 더 두껍고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남편이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아내 말이 맞아. 내가 잘못했어 억지부지리마"
숨이 막혔고,
분노가 나를 휘감았다.
그 화살은 남편에게 향했다.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회피하는 남편에게
왜 몰랐는지, 왜 숨겼는지, 왜 내 믿음을 배반했는지
끝없이 따져 물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지.
그리고 동시에,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포장된
거짓과 무책임 앞에서
나는 더 이상 숨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