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단상

여행가로 산다는 것

by 꿈마니

여행이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또는 자기 거주지를 떠나 객지를 다니는 일이라 정의할 수 있다. 유랑이 목적인 그 여행의 시작은 아마 새로운 것에 대한 강한 호기심에서 시작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난 여행가가 딱 체질이다. 시간만 허락이 된다면 어느 곳이든 떠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시간은 충분하다. 물론 풍족하지는 않지만 경제력도 큰 어려움은 없다. 여행 전 기질과 시간 그리고 경제력이라는 세 박자가 비교적 튼튼하니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에 이따금씩 제동이 걸린다. 바로 딸아이와 아내, 즉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여린 내 마음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그것을 이겨내고 떨쳐내야 진정한 전문 여행가로 거듭날 터인데 아직은 그런 강인함이 부족하다.



여행 가는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 세 가지의 유형이 있다. 하나는 여행을 직업으로 삼아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경우와 또 하나는 여행 그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다 보니 여행을 전문으로 하게 된 경우이다. 또 한 가지 유형은 후자의 경우처럼 여행이 좋아 여행을 전문으로 하다가 자연스럽게 여행을 직업으로 삼게 되는 경우이다. 난 당연히 두 번째에 해당한다. 하지만 가끔은 세 번째의 유형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를테면 여행 기고랄지 여행의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는 것 말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여행 작가가 되고 싶다. 꼭 직업적인 여행작가 이거나 돈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존중과 딸과의 약속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충족과 느끼는 여행이 좋아 이곳저곳 수없이 다녀도 가끔씩 빈 공간의 여운이 남는 것은 아마도 여행의 결과물이 사진과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기록으로는 남아 있지 않기도 하거니와 내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여행은 그저 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많은 여행가들이 그렇듯이 짙은 감성을 동반한 느끼는 여행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일상의 일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 일상들이 별생각 없이 지나친 단순한 일상이라면 기록 또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의미가 있고 감성을 자극하는 일상이라면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질 것이고 그만큼 일기를 쓰게 되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내가 여행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은 그와 같은 강한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기록의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정해진 운명일 수도 있다. 아니 꼭 운명이어야 한다.



난 오늘도 여행을 꿈꾸고 있다. 가야 할 곳, 느껴야 할 일, 내 마음의 빈 공간들을 차곡차곡 채워야 할 충분한 이유들이 있으니 주저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어설픈 여행가 흉내는 이쯤에서 접고 나만의 감성을 토해낼 수 있는, 그 누구보다 나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의 가치를 실현하는 진정한 여행 가가 되고 싶다. 그러니 부단히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가끔은 버려야 한다. 버려야 얻어지는 것 아니던가. 더욱이 그 버림이 진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애틋한 부정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 아닌가. 나를 만족시키고 나를 존중할 때 진짜 멋진 아빠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품고 있으니 무엇이 문제이던가.

이 가을비 온 후 청명한 하늘을 보면서 마음을 차분히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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