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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거북이 Feb 24. 2021

취업 준비생의 하루 1

16년 전, 매일매일 취업이 목표였던 삶

2005년 취업 준비생 시절 겪었던 일을 편하게 써 보고자 합니다.




아침 7시 나는 잠에서 깨어나 도서관에 갈 준비를 한다. 4월 4일 수요일, 날씨는 맑고, 밝은 태양빛이 벌써 방안에 한 가득 들어차고 있다. 언제나처럼 냉장고에서 차가운 식빵과 잼, 그리고 우유를 꺼낸 다음, 토스트기로 식빵을 굽고,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아침식사를 마친다.


공무원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대학원에 다니는 여동생은 아직 자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샤워를 하고, 7시 반에 가방을 들고 대문 앞을 나섰다. 집에서 도서관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날씨는 조금 더워서 걷다 보면 땀이 좀 날 것 같았다. 지갑을 꺼내서 열어 보았다. 이만칠천원. 충분할 것 같았다. 점심 먹고, 커피 마시고, 친구들 만나서 술 마시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이번 주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고 있지만 올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하고부터는 용돈을 받아서 쓰는 것이 자꾸만 미안하게 느껴졌다. 친구들 중 절반 정도는 그래도 취직을 하든, 대학원에 진학하든 진로를 결정하였는데 난 아직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번듯하게 대학 졸업해서 취업을 하지 못했으니 당당하게 용돈을 받을 수도 쓸 수도 없는 처지이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그냥 같은 과 대학원생인 J선배의 권유대로 대학원에 진학할 걸 그랬나, 아니면 나도 휴학을 하고 졸업을 연기할 걸 그랬었나 등등 이미 지나가 버린 돌이킬 수 없는 일인데 현실이 녹록하지 않으니 자꾸 뒤돌아보고 후회스러운 일만 찾는 것 같다. 그만큼 내가 약해져 버린 걸까.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취업이 안 된 친구들도 많고, 내가 그 친구들 보다 못한 것은 없지 않은가, 이제 곧 취업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지며, 도서관에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구석진 자리를 잡고, 도서관 옥상에 올라가서 커피를 뽑아 들고, 신문을 펼쳐 보았다. 공부할 시간에 왜 신문을 보느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처럼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신문을 통해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나 시사, 상식 등을 접할 수 있고, 자기소개서를 쓸 데나 직무적성검사, 면접자리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작년 하반기 운 좋게 면접까지 갔던 두 회사 모두 시사적인 내용을 면접에서 물어보았고, 자신 있게 대답하였으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올해도 운이 좋으면 몇 개 회사에 면접까지 가게 될 거고, 그 몇 번의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둘 다 켜기만 하면 불필요한 내용까지 다 보게 되어 버려 도리어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신문을 펼치고, 빠르게 사회, 경제면을 훑어보았다. 면접에는 정치, 예술 관련 내용은 안 나온단 말이다.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스포츠 면만 보면 된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힘이 되는 기사도 있었다. 불경기, 청년 실업 문제, 저소득층 문제 모두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또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왜 나는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들 또는 나랑 비슷한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보다 잘나고,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열심히 더 노력하며 사는 게 맞는데,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오후 정도 되어야 자리가 꽉 찰 것이다. 나도 열심히 공부하는 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보다 공부하는 척만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딱 봐도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공무원 시험이나 토익 공부하는 사람들 다 나랑 비슷한 처지의 취업 준비생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왜 빈자리가 이렇게 많을까?


동네 친구인 L군도 비슷한 부류이다. 오후 2시나 3시쯤 되어서 토익책을 들고 도서관에 나타나서는 농구나 당구 한 게임하고, 저녁 먹고, 인터넷 검색 좀 하다가 실제 공부는 서너 시간 정도 하는데 집에 가면 밤 12시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는 일찍 집에 간다고 넌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 안 하느냐고 묻곤 한다. 나는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 빼고도 6시간이나 공부한다 왜? 잠꾸러기인 네가 알겠냐? 이렇게 말하고 싶으나 같은 처지에 듣기 싫은 말 하고 싶지 않아 항상 참고만 있었다.


이 친구가 늦게 오면 또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마음을 다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오전엔 영어 단어 외우고, 파트 별로 문제 풀어보고, 그리고 틀린 문제 해설 보면서 정리하는 게 오전에 할 일이다. 오후에는 토익 모의고사 풀어보고, 채점하고, 그리고 성적이 잘 나오면 위안 삼고, 안 나오면 자책하면서 시간 보내고, 저녁때는 취업게시판 확인하고, 영어 하나로는 불안한 마음에 시작한 중국어 공부도 좀 하고, 친구들과 정보도 주고 받는다. 주말에는 스터디 모임에 나가 영어 회화를 공부한다.


그런데 영어 공부, 중국어 공부만 하면 되냐고? 하면 된다. 어차피 전공 공부 학점 따고 졸업하기 위해 한 것이지, 일반 기업 취업할 때 별로 필요 없다. 일반 기업들은 그냥 어느 학교, 어느 학과, 학점 얼마니까 뭐 이 정도 수준은 되겠네 라고 생각할 뿐이지, 얼마나 깊이 있게 아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회사에 입사해도 전공 공부한 것 별로 써 먹을 데가 없던지, 아니면 면접관들이나 평가자들이 그런 것까지 질문할 실력이 안 되든지. 물론 둘 다 일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특성이 워낙 강해서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려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있는 것 중에서 돈 될 만한 것만 하려고 하니 남들 따라 하는 수밖에 없고, 有에서 有를 만드는 데 빠삭한 이론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론보다는 경험에 의존해서 다년간 일한 면접관, 평가자들이 갓 대학 졸업한 사람에게 전공 관련 문제를 내던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뭔가 상당히 잘못되었는데 난 잘못된 걸 알면서도 따를 수 밖에 없다. 초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러한 상황에 항상 순응해오면 살아오지 않았는가. 시험에 나온다. 중요하다. 이게 우선이지 교과서에 쓰여진 내용, 수업 받는 내용이 정말로 그러한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교과서에 있다고 다 사실은 아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과학도 빠르게 발달하고 있고, 역사도 항상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해석을 통해서 변하고 있는데 우린 너무나도 구태의연하게 생동감 없는 학문만 공부하고 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당연히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 계속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깨어있는 교수나 학교는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집어 넣기 위해 노력하지만 숟가락으로 누가 떠 먹여주는 데만 익숙한 학생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직접 퍼 먹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니 노벨상도 못 받지.


영어 단어 외우는 중인데 눈은 영어 단어 보면서 손은 단어 적어가면서도, 머리는 100% 집중하지 못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참 부질없는 생각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잡념이다. 내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지금은 외우는 데만 집중하자.


오늘 분량은 다 외웠다. 또 몇 개는 몇 시간 내로 잊어버리겠지만. 시간은 10시 10분, 잠깐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는 있을 것 같다. 대충 자리 정리하고, 도서관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아는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H군이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군대 제대하고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이후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별로 친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른 체 할 수는 없는 친구이다.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하기 때문에 알고 지낸 지는 이십 년이 다 되어가는데 모른 체 할 수 없지 않은가. 가볍게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했다. H군도 혼자였다. 가볍게 근황을 묻고,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H군도 나와 똑같은 취준생 신분이었다. 이곳 도서관은 처음 온 것이라고 했다. 집 근처 도서관은 공부가 잘 안되어서 옮겼다고 한다. 나는 기계공학과 H군은 경제학과. H군은 취업이 힘들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넌 그래도 이공계라 원서 쓸만한 곳은 많잖아.”라고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위로 같지 않은 위로 한 마디를 했다. 이런 말 정말 싫어한다. 난 위로가 안 되는데 상대는 나를 위로해 준거고, 나도 받았으니 상대방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럴 경우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말도 마라. 요즘은 이공계도 별로 많이 안 뽑아. 기계공학은 어지중간 해서 도리어 더 갈 데가 없다니까.”라며 나는 나와 내 자신의 상황을 깎아 내리며, H군이 듣기 좋게 거짓말인지 사실인지 모를 말로 대답했다.


10분 정도 얘기하다가 전화번호 교환하고, 그리고 다시 자리로 내려왔다. 커피는 마시지 못한 채, H군과는 거리를 두는 게 좋겠다. 취업 정보를 얻는데도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괜히 같이 놀자고 방해만 한다면 큰일이지 않은가.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는 공부가 안 된다니. 이런 사람치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 못 본 것 같다. 일단은 거리를 두자.


오전 공부를 끝마쳐 갈 무렵, 핸드폰이 ‘웅’하고 울렸다. 누군지 알고 있다. 친구인 L군이다. 어차피 나에게 전화 걸 다른 사람도 없다.


“미안 오늘 몸이 안 좋아서 이제 일어났다. 씻고 좀 있다 나갈게” 라고 하였다. 쳇. 누굴 바보로 알고 있나. 어제 늦게까지 게임 하거나 술 마셔서 언제나처럼 늦게 일어났고, 씻을까 더 잘까 망설이다가 더 자고, 오후 세시쯤 오겠지. 전화한 목적은 나 늦었으니 혼자 점심 먹어라 미안하다. 그리고 혹시라도 먼저 집에 가지 마라, 혼자서는 심심하니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도 하자. 이런 뜻일 것이다. 자 이제 점심은 어떻게 먹을 것인가? H군과는 거리를 두기로 마음 먹었으니 빨리 나서야겠다. 먼저 찾기 전에 따돌리는 게 맘 편할 것 같다. 대충 자리 정리를 하고, 핸드폰과 지갑을 챙겨서 도서관 밖으로 나왔다.


구내 식당에 갈까, 아니면 분식집 그것도 아니면 편의점. 혼자서라면 셋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붐비는 점심시간에 2인용, 4인용 식탁이 들어찬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는 것은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고, 겸연쩍다. 아침을 식빵 하나로 때웠으니, 점심은 뭐 식사가 되게 먹어야 할 텐데 고민이 된다. 결국 분식집으로 향했다. 구내 식당은 너무 자주 가봤고, 아직 지갑 상황도 괜찮은 편이니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메뉴를 아주 신중하게 골랐고, 오늘은 치즈 돈까스로 결정했다. 창가 1인용 자리에 앉아서 지나가는 차랑 사람들 바라보며, 식사를 하였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H사 서류전형 합격 발표 일이다. 저녁 7시 합격자 발표라고 되어 있었다. 일부러 잊고 있었는데. 어쩌나.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오후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라고 말하는데, 나는 합격자 발표가 7시라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긴장이 되고, 기다려지게 된다. 당연히 공부도 잘 안될 거고, 불합격한다면 친구 L군이랑 소주나 마시러 가겠지. 하도 지원 많이 하고, 불합격도 많이 했지만, 정말로 가고 싶은 회사에 지원하였을 경우에는 신경도 많이 쓰이고, 결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도서관 컴퓨터는 조금 느리니 집에 가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니다. 집에서 확인하면 가족 중에 누군가 보고 물어본다면 큰일이다. PC방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5시 정도부터 PC방에 가서 어제 쓰다만 S사 지원서나 써야겠다. S사 서류 마감까지는 아직 며칠 여유가 있지만 미리 써놓아야 될 것 같다. H사 불합격하면 며칠간 계속 기분이 안 좋을 텐데 그 상태에서 쓰게 되면 정말로 고역일 것 같다.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자리로 돌아와서 공부에 집중했다. RC부문 모의 토익 문제를 푸는데 오늘따라 더 집중해서 문제를 풀게 된다. 5,6파트를 다 풀고 마지막 7파트를 시작하려는 순간 누군가 내 앞자리에 털썩 하고 앉는 것이 보였다. 친구 L군 이었다. 시간은 오후 2시 40분 내 예상이 얼추 맞았다. 씻고 온다고 해 놓고는 야구모자를 푹 눌러쓴 것이 대충 세수만 하고 온 모양이다. L군은 혼자가 아니었다. 또 다른 친구인 J군도 함께였다. J군은 슬쩍 눈인사를 하고, L군 옆자리에 앉았다. 별로 반갑지 않았다. 오늘 같은 날은 혼자이고 싶다. L군이


“공부 많이 했냐?”고 묻는다. 왠지 다른 말도 할 것 같은 표정이다. 안 된다. 제발. 하지만 L군은 눈치도 없는지 곧바로 다음 말을 꺼냈다.


“커피나 마시고 하자.” 아~! 필사의 추격을 하려는 참에 이 무슨 맥 빠지는 소리인가. 더구나 J군도 자리에 앉았다가 엉거주춤 일어나는 모양새다. 거절할 틈이 없다. 결국 둘과 함께 도서관 옥상으로 향한다.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J군은 담배를 꺼내 문다. L군과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한껏 한 모금을 내어 뿜더니 J군이 H사 서류 전형 합격 발표가 오늘이라고 얘기를 꺼낸다. 알고 있다. L군은 어차피 토익 점수 미달, 자격요건이 안 되어서 지원하지 않았다. L군은 올해 상반기만 토익 공부하고 점수가 안 오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공무원도 어려운데 너무 편한 소리하는 것 같아 가끔 핀잔을 주기도 한다. L군은 자기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슬쩍 돌리고 커피를 아주 음미하듯 한 모금 홀짝 들이킨다.


작년 4학년 상반기, 하반기 모두 나는 H사를 지원하였으나 서류에서 떨어졌다. 들리는 말로는 H사는 학벌을 중시하기 때문에 몇몇 명문 대학교, 그리고 국립대학 출신이 아니면 입사하기 어렵다고 한다. 웬만큼 큰 기업, 회사들은 실력위주로 인재를 뽑겠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학연, 지연, 혈연을 중시하는 곳에서는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대기업 인사과에 일하는 선배 K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이다. 혈연, 지연, 학연 없는 나라가 어디 있겠냐 마는 우리나라는 특히나 더 심한 것 같다. 혈연, 지연이야 뭐 그렇다 쳐도 출신학교가 왜 그렇게까지 중요한지 모르겠다. 출신학교를 중시하니 대학도 서열화되고, 불필요한 경쟁만 부추기게 되지 않는가. 중국어를 공부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어에는 혈연, 지연을 가리키는 단어는 똑같이 있으나 학연은 없다.


각설하고, 솔직히 나는 자신이 없다고 얘기했다. J군도 지원했는데 또 다른 친구인 K군과, B군도 지원했다고 알려줬다. 합격하는 사람이 밥 사자고 해서 그러자고 대답했다. S사도 지원했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대답했고, D사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하였다. J군이 중소기업 G사와 M사도 적은 인원이지만 취업공고 났다고 해서 나도 K사 취업게시판에서 공고 난 것을 알려주었다. G사는 규모는 작으나 몇 번 이름은 들어본 회사이고, M사는 처음 듣는 회사이다. 아마 정말로 규모가 작거나 소규모로 채용하는 곳인 것 같았다. 하기야 K사도 그리 큰 회사는 아니다. 회사 규모가 작으면 자소서 양식도 간단한 경우가 많으니 PC방 가서 빨리 작성해 봐야겠다.


참 PC방, 난 서류합격 발표 보러 PC방에 갈 것이라 얘기했다. 의외로 지원한 J군은 시큰둥하게


“그거 뭐 집에 가서 확인하면 되지, 그리고 합격하면 문자로도 올 거야.”라고 하였으나 L군은 같이 가서 확인 하자고 했다. 지원도 안 했으면서 내가 합격하든 말든 왜 같이 보려는지 이해가 안 갈 수 있으나 친구 L군은 성격이 아주 아주 좋다. 괜한 오지랖으로 오려는 게 아니라 결과가 안 좋으면 위로해 주고, 합격하면 축하해 주려고 하는 것이다. 하기야 서류 전형 합격해야 뭐하나. 최종 면접에서 합격해야 하는 것을.


-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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