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편집을 하고 사는 셈이다. - 최은경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프롤로그 中에서
편집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일이 아니라 삶과도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가 그 부분을 중요한 대목으로 짚어주셔서 반가웠다. 저마다의 편집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길 바란다. 아래는 선배의 허락을 구하고 올리는 글.
<오마이뉴스>는 편집기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는 운영 원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2000년 창간 때부터 시민기자(뉴스게릴라) 제도를 운영해왔다. 하루에도 수백 꼭지의 기사가 들어온다. 상근기자는 물론 시민기자가 쓴 기사도 100% 편집기자의 손을 거친다. 뉴스밸류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이 다를 뿐.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왔다.
올해 창간 21주년(2022년은 22주년-직업병인지라 올해 기준으로 수정)인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와 함께 19년째를 보내고 있는 편집기자 최은경이 그 '편집'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오마이북). '아직은'은 19년째를 뜻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이다. 편집은 단순히 오·탈자와 비문을 바로잡는 일만이 아니다. 아주 폭넓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니 생략.
"95,016명의 시민기자가 1,150,112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방금 전 <오마이뉴스>에 게시된 통계다. 시민기자들의 든든한 '뒷배'가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다. 나는 가끔씩 이렇게 말한다. "상근기자가 없는 <오마이뉴스>는 존재할 수 있어도, 시민기자가 없는 <오마이뉴스>는 존재할 수 없다"고. 이 연장선에서 얘기하자면 "편집기자 없는 시민기자도 존재할 수 없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쓴 기사도 편집기자를 거쳐야만 세상 밖으로 나간다.
아직 내용을 꼼꼼하게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크게 세 가지의 테마로 어우러져 있다. 1) <오마이뉴스> 편집기자의 일상 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 관한 이야기와 편집기자와의 소통 3) <오마이뉴스>의 작동 메커니즘.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씨줄날줄 엮여져 있다. 최 기자는 <오마이뉴스>의 통사를 알고 있기에 이러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비단 '오마이뉴스'와 '기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니다. 최은경 기자가 이 책을 통해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적어놓았던 이 내용이 아닐까 싶다.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편집",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편집을 하고 산다"는 것.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거나 이메일을 쓸 때, SNS에 글을 올리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도 그렇다. 고심해서 첫 문장을 시작하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주의해서 글을 쓴다. 본론이 길어지면 중간중간 문단을 나누고 사진을 넣는다. 업로드를 하기 직전 신중하게 제목을 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