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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Jan 03. 2022

우리는 저마다의 편집을 하며 살아간다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출간 이야기

우리는 저마다의 편집을 하며 살아간다, 이 말은 내가 프롤로그에 쓴 글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편집을 하고 사는 셈이다.
- 최은경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프롤로그 中에서

편집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일이 아니라 삶과도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가 그 부분을 중요한 대목으로 짚어주셔서 반가웠다. 저마다의 편집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길 바란다. 아래는 선배의 허락을 구하고 올리는 글.




<오마이뉴스>는 편집기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는 운영 원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2000년 창간 때부터 시민기자(뉴스게릴라) 제도를 운영해왔다. 하루에도 수백 꼭지의 기사가 들어온다. 상근기자는 물론 시민기자가 쓴 기사도 100% 편집기자의 손을 거친다. 뉴스밸류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이 다를 뿐.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왔다.


올해 창간 21주년(2022년은 22주년-직업병인지라 올해 기준으로 수정)인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와 함께 19년째를 보내고 있는 편집기자 최은경이 그 '편집'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오마이북). '아직은'은 19년째를 뜻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이다. 편집은 단순히 오·탈자와 비문을 바로잡는 일만이 아니다. 아주 폭넓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니 생략.


"95,016명의 시민기자가 1,150,112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방금 전 <오마이뉴스>에 게시된 통계다. 시민기자들의 든든한 '뒷배'가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다. 나는 가끔씩 이렇게 말한다. "상근기자가 없는 <오마이뉴스>는 존재할 수 있어도, 시민기자가 없는 <오마이뉴스>는 존재할 수 없다"고. 이 연장선에서 얘기하자면 "편집기자 없는 시민기자도 존재할 수 없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쓴 기사도 편집기자를 거쳐야만 세상 밖으로 나간다.


아직 내용을 꼼꼼하게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크게 세 가지의 테마로 어우러져 있다. 1) <오마이뉴스> 편집기자의 일상 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 관한 이야기와 편집기자와의 소통 3) <오마이뉴스>의 작동 메커니즘.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씨줄날줄 엮여져 있다. 최 기자는 <오마이뉴스>의 통사를 알고 있기에 이러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비단 '오마이뉴스'와 '기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니다. 최은경 기자가 이 책을 통해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적어놓았던 이 내용이 아닐까 싶다.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편집",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편집을 하고 산다"는 것.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거나 이메일을 쓸 때, SNS에 글을 올리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도 그렇다. 고심해서 첫 문장을 시작하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주의해서 글을 쓴다. 본론이 길어지면 중간중간 문단을 나누고 사진을 넣는다. 업로드를 하기 직전 신중하게 제목을 단다.


'좋아요' 팔로워 숫자를 늘릴  있는 해시태그를 넣는 일도 빠뜨릴  없다. 이런 행위들이 모두  편집이다. 편집은 이처럼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편집을 하고 사는 셈이다."|최은경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프롤로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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