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인터넷 언론사에서 편집기자로 오래 일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것을 계산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어느 블로거 때문이다. 그가 '(OO 책에서) 제목은 23자 이내로 하는 게 좋다'고 했다며 블로그에 꾸역꾸역 적어놓은 걸 보고나서다. 그 문장을 읽으며 누가 글자 수를 세면서 제목을 뽑나 싶었다. 바쁜데 언제 글자 수를 세고 있냐는 말이다.
아마도 그건 내 업무 환경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종이신문 편집기자가 아니니까. 온라인에만 기사를 싣기 때문에 컴퓨터(PC) 화면 기준으로 가급적 제목이 한 줄로 끝나게 하자는 큰 원칙 정도만 있었다.
제목의 길이
다만, 제목은 문장이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신입기자 시절부터 PC 화면 기준으로 두 줄 제목이 되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보기에도 예쁘지(!) 않다(보이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배웠다. 가급적 배운 것을 지키려고 했다.
'제목의 길이'에 대해 쓰자니 생각나는 평양냉면. 메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굳이 가위로 자르지 않아도 잘 끊어져서 좋다.
긴 제목은 그 글의 핵심이 직관적으로 한 번에 독자들에게 닿지 않을 수 있다. 독자가 두세 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제목은 실패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핵심만 임팩트 있게! 제목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급적 그렇게 제목을 뽑아 왔다.
그런데 어느 날, 또 다른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그분 역시 어떤 책에서 제목은 몇 자 이내로 써야 한다는 글을 밑줄 쫙, 별표까지 그려 놓으며 또박또박 적어두었다. 뭐야, 이런 내용이 벌써 두 번째잖아. 그제서야 확인해보고 싶었다. 한 줄에 몇 글자가 들어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