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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Oct 12. 2023

읽지도 않고 외면당하는 글

[제목 레시피] 한 문장으로 다 알려주지 마요

영화 <싱크홀>을 볼 때였다. 극장에서 막 나오는데 남편이 말했다.


"영화 제목이 '싱크홀'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제목에서 다 알려주고 시작하니까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 언제 싱크홀이 발생할지 그것만 생각하게 되잖아."


'뭐지? 이 사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편집기자를 아내로 두고 산 세월이 19년(당시 기준)도 넘어서 그런가? 제목에 대한 원칙 중 하나를 짚고 있잖아?'


남편이 달리 보였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좀 멋져 보였다. 물론 남편이 이런 내 속마음을 알 리는 없겠지만... 독자에게 '끌리는' 제목을 뽑으려고 할 때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있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거다. 제목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라고 다 알려주면 독자가 읽지도 않고 지나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평생 외면했던 가지가 좋아졌다. 이렇게 맛있는 거였어?


그렇게 다 알려주면 독자는 그냥 가버릴지도 모른다. "그 글 봤어?" 누가 묻기라도 하면 "응 제목만. 내용은 안 봐도 알겠더라"라며 글 쓴 사람 기운을 쏙 빼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제목이 있다고 치자.




독자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2024년 8월 <이런 제목 어때요?>를 출간했습니다. 

이하 내용은 출간된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aladin.kr/p/Oq6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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