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해서 10년 차가 넘을 때까지 모든 분야의 뉴스를 다 검토했다. 정치, 경제, 사회, 영화, 스포츠, 사는이야기 등등. 뉴스가 쏟아지는 날은 내가 기사를 보는지, 기사가 나를 스치는 건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사고, 천재지변, 선거와 같은 정치 이벤트, 사회 이슈가 터지는 날에는 소위 '기사를 쳐내기' 바쁘다. 어떤 제목이 나을지 여러 개의 가짓수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나올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게 나한테는 제일 중요했다.
내 마음에 남기고 싶은 뉴스
그 와중에도 고민은 있었다. 모든 영역을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과 동시에 잘 해내지 못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나는 때때로 괴로웠다.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일하는 부서에서 내가 그나마 잘하는 것은 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교정 교열, 비문 잡기, 제목 뽑는 일도 편집이지만, 기획도 하고, 글쓰기도 있는데 그 다양한 영역에서 내 무기로 삼을 만한 것이 뭘까? 생각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이 없어 불안했고 불안한 만큼 반드시 뭐라도 찾아내야 할 것 같았다. 왜? 나는 10년차를 넘어가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2~3년차의 고민과 같을 수 없다. 같아서도 안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