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노타이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경 Jul 04. 2024

아낌없이 주는 자두 나무

내가 직접 따서 더 맛있는 거라고 믿음

"자두 따러 안 와?"


엄마의 톡. 아, 가야 하나.

자두랑 살구 딴 게 가득이다.

엄마의 미끼 상품

이걸 본 이상 어떻게 안 가나.

근데 토요일 아침.

나 너무 피곤하다구. 귀찮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물었다.


"엄마, 내가 딸 것도 있어?"

(사실 내가 따고 싶단 말야. 없으면 안...)


"응 남겨 놨어. 와서 따."

"그래? 알았어. 갈게."


내가 딸 게 있어?

그럼 가야지. 가서 따야지. 신난다.

가자, 운전하는 남편님(굽신모드)이시여.


그래서 갔다.

조금 남겨 둔 줄 알았는데 웬 걸.

나랑 남편이랑 딴 것도 꽤 된다.

엄마가 찍어준 사진. 오, 맘에 들어.

따기는 엄청 쉽다.

손만 대면 톡톡 따진다.

짱구가 생각나는 자두.

색깔은 왜 이렇게 고와.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이쁘다 이뻐.

안 왔으면 어쩔.

그 와중에 내 입은 쉬지 않고 질문.


"엄마 이거 우리가 다 따"

"엄마 이거 다 익은 거 맞아?"

"엄마 자두 먹어봤어? 안 셔? 맛있어??"


금세 한 가득.

근데 너무 많네

걸 어떻게 다 먹지. @.@


"한번 먹어봐."

"엇. 맛있네. 맛있잖아."


그럼 가져가야지. 맛있는 건 애들도 안다고.


집에 오자마자 소분해서

옆집도 주고, 친한 동생네도 주고

아랫집도 주고... 인심 좋은 이웃 되기 참 쉽죠잉?


애들은 특히 둘째는 냉장고 문열기가 바쁘다. 그만큼 잘 먹는다.


새콤달콤 쫄깃쫄깃.

내년에는 일찍 가서 따야지.

친구들 이웃들 다 데려가서 따고 싶네.


자두 나무는  그루뿐인데

이렇게나 많은 열매를...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현실에서 만났다.  

자두야, 우리 내년에 또 만나.





매거진의 이전글 문학 선생님은 카피라이터 출신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