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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Mar 06. 2018

어린이집 생활을 도와주는 그림책 5

[최은경의 그림책 육아] 

* 베페 웹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그림책 보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육아서에 없는 감동과 지혜가 그림책에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림책이 필요한 순간들, 맞춤형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어린이집에 처음 가게 된 낯선 환경에 놓인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Writer. 최은경(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육아> 저자) 



매해 3월이면 20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처음 어린이집에 등원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이 못지않게 엄마인 저도 긴장된 순간이었지요. 첫날, 교구가 뭐가 있는지 어린이집 시설이 좋고 나쁜지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대신 내 아이랑 같이 생활하게 될 1세 반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한 번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어린이집 다니는 동안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주면 좋으련만 늘 그렇지는 않았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낯선 환경에 놓인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들을요.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아이를 위한 그림책 
<겁쟁이 빌리>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걱정이 많은 아이 빌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걱정하는데요. 모자도 걱정, 신발도 걱정, 구름도 걱정, 비도 걱정. 걱정이 아닌 게 없었어요. 그때마다 엄마 아빠는 말했어요. "걱정 마라, 아가야.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지켜줄 거야" 하지만 여전히 빌리는 걱정 투성이었어요. 그런 빌리에게 할머니는 특별한 선물을 합니다. 빌리는 어떻게 걱정에서 벗어나 편히 잠들었을까요.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편견을 이기는 그림책 
<선생님은 몬스터> 피터 브라운 글/그림                               

바비는 발소리도 쿵쿵쿵, 목소리도 쩌렁쩌렁한 커비 선생님이 불편합니다. 어느 날, 바비는 우연히 커비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요. 피할 수도 없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싶은 그때, 갑자기 커비 선생님 모자가 바람에 '훅' 날아가요. 바비의 순발력으로 아끼는 모자를 되찾은 커비 선생님은 엉겁결에 "넌 정말 최고야"라고 칭찬을 합니다. 이 일로 둘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죠. 둘이 공감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선생님은 처음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요. 엄마도 선생님도 아이들도 가끔 몬스터가 됩니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이 그림책은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읽어주는 그림책
<싸워도 우리는 친구> 이자벨 카리에 지음                               

각자 배를 타고 여행하던 피트와 패트는 마음이 잘 통해서 금세 단짝 친구가 되었어요.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은 둘은 한 배로 여행을 하기로 했죠.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자 여행은 지루해지고,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기분이 나빠졌어요. 나빠진 기분은 쌓이고 쌓여 둘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어요. 멀어진 피트와 패트는 어떻게 해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어린이집에서 처음 사귄 친구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힌트가 되어줄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맞벌이 부모와 아이를 위한 그림책 
<엄마 가슴 속엔 언제나 네가 있단다> 몰리 뱅 글/그림                               

아이들은 알까요? 엄마가 회사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일하고, 말하고, 먹는 모든 순간마다 가슴에 아이들을 품고 다닌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아마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거예요. 그걸 어떻게 알려주나, 고민스러울 때 보면 좋을 그림책입니다. '엄마는 언제 어디서나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엄마의 하루 일과와 아이의 하루 일과를 통해 전달하고 있지요.  엄마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아이가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간식을 먹고 블록을 쌓거나 심지어 똥을 누는 그 순간에도 '넌 여기 엄마 가슴 속에 있어'라고 말해줍니다. 더 놀라운 건, 엄마 마음속에 아이가 늘 함께 하는 것처럼 아이 마음 속에도 따뜻한 가족이 늘 함께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리불안 걱정, 이 책 한 권으로 말끔히 날려보아요.  

 
엄마가 회사에서 뭐하는지 궁금할 때 읽는 그림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 김영진 글/ 그림                               

어린이집에 처음 가는 아이들은 궁금할 겁니다. 엄마는 나를 두고 어딜 가서 뭘 하는 걸까. 이 그림책은 엄마가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고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과 유치원에 있는 아이 일과를 한 장면씩 보여줍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엄마는 아이를, 아이는 엄마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는 회사에서 뭐 했어?"라는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재치 있는 답변을 하는데요. 저도 한번 실제 써먹어 보았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과 달달한 분위기를 만드는 그 말, 그림책에서 꼭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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