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탈퇴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트위터가 더 해로워. 너무 부럽거든.

by 박다은

트위터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나도 트위터에 가입을 했던 것 같은데 그때도 다들 취미도 대단하고, 책도 많이 읽고, 말도 잘하고, 고양이도 있고 등등 너무 부러워서 그냥 그만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탈퇴를 잘했나? 싶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이디도 기억나지 않고 딱히 글을 남긴 적도 없으니까. 그냥 찝찝하게 지나갔다. 그다음에 다시 가입했던 것은, 트위터로 짧은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는 논문작성 팁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료결제를 통해 긴 글을 쓸 수 있지만 트위터는 원래 글자 제한이 있는 sns라서 짧은 글에 기승전결이 다 들어가야 하기에 수정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간결하고 명료한 글을 쓰게 된다는 조언이었다.


취지와 목적은 좋았지만 나는 나를 잘 몰랐던 것 같다. 나는 sns의 순기능도 부적기능도 영향을 줄 수 없는, 그러니까 딱히 '자기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나는 글을 쓰고 또 수정해서 올리고 싶은 욕구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것은 '명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명품이든 고양이든 뭐가 없어서 못 올리는 것도 맞지만 있어도 딱히 올리고 싶은 욕구가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사소한 일상을 예쁜 단어들로 표현하는 것도, 사진으로 찍어 찰나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도 그저 남의 욕구이고 나는 그저 예쁜 글과 사진을 공짜로 보고 싶다는 욕구만 있다. 사실 이것이 내가 sns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미안하지만 바쁜 현실 속에서 다들 브이로그도 찍고 사진도 올리고 사법부도 비판하고 국회의원들을 욕하는 것들도 부지런히 해줬으면 좋겠고 나는 그저 하트나 누르면서 침대에서 낄낄거리고 싶다.


아무튼 그렇게 낄낄거리는 사이 나의 마음속에서 '부러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는 트위터를 내가 편집하는 '신문'처럼 구성했기 때문에 언론사를 포함하여 대학원생이나 시민단체 활동가, 정치인 등을 많이 팔로우했었다. 그러던 중 어떤 시민단체의 활동가로 보이는 분의 글을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그분이 본인은 사실 활동가가 아니고 대학원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논문들을 올려주었는데 나와 같은 학교의 박사과정생이었던 것이다. 다른 교수님께 지도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긴 했지만, 너무 부럽다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나면서 트위터를 이제 그만 탈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분의 나이는 모르지만 여기저기 시위에 홍길동처럼 다니는 그 체력이 너무나도 부러웠고, 또 글을 잘 쓰는 능력이나 말을 조리 있게 하는 부분이 너무너무 부러워서 당연히 활동가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대학원생이라고 했어도 다른 학교였다면 '아 역시 좋은 학교에 다니는 좋은 분'이라고 웃으며 넘겼을 것 같은데 너무 같은 학교 같은 과에 다니는 사람이라 그런가? 내 마음속에 비교와 자책으로 연결되었던 것 같다. 학적 외에 그 어떤 것도 같지 않은데 왜 비교를 했을까? 지금생각하면 감히 비교를 하는 것도 그분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일이지만 그냥 좀 많이 부러웠던 것 같다.


솔직히 더 생각해 보면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트위터에서 요즘 유명한 일리야스 에피소드를 너무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즐겁게 웃는 와중에 마음의 한편에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당사자분은 물론이고 그 주인공에게 한 마디씩 얹는 트위터 사람들까지 너무 부러웠던 것 같다. 어쩜 다들 말을 그리도 조리 있고 재밌게 하는지 몰입력 있게 글도 너무 잘 쓰고 또 여러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거나 대화하는 것도 너무 센스 있고 유머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학교 같은 전공이 아니어도 당사자분이나 그 주변 사람들의 어휘력과 필력에 상당히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우울증이나 ADHD가 너무 심하고 오래되어 내 성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나도 안다. 의사 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이 몇 년이나 말해줬는데, 앞으로 까먹기도 힘들겠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소위 '눈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조화롭게 어울리기도 힘들다는 것도 안다. 적당히 '일이니까~ 회식이니까~'하면서 재밌게 노는 것도, 그러다 사소한 오해에 언성이 높아졌다가 술잔을 몇 번 부딪히는 것으로 툭툭 털어지는 것도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친해지는 것도 나에게는 미지의 영역에 가깝다. 그런 나지만, 이런 성격인 나지만, 그래도 나도 부러워하는 특유의 성격이 있다. 잔잔한 호수 같은 성정을 가지고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는 지식인의 어떤 것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시위에 참여하거나 조직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것도 너무 부럽고, 그런 자신의 경험을 글로 또 말로 풀어내는 실력도 너무 부럽다. 분명 내가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 더욱 부러운 것 같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시간이 있고, 또 누구든지 전성기는 있으니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붙잡으며 살지만 솔직히 '그런 사람들'을 보면 이런 미천한 나와는 시작점도 다르고 과정도 너무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아마도, 나는 영원히 될 수 없는 어떤 상태에 있거나 혹은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을 보면 그냥 부러운 것 같다. 그게 집이든 명품이든 병원이든 건물이든. 물론 그런 능력이 그 사람의 노력과 성실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그저 부러운 마음과 생각이 가득하다. 나도 성실하게 노력해서 저 사람들처럼 되어야지!라는 건강한 마음보다는 그런 성실함과 노력의 결실이라니 그 또한 부럽다는 마음이 든다. 아무튼! 이 사람 저 사람을 향한 부러운 마음이 너무 커져서 결국 나를 갉아먹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나는 트위터를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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