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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Jan 20. 2020

내 야망은 브라자에 갇힐 수 없는데요

넷플릭스 <리즈 위더스푼과 빛나는 그녀들> 세라 블레이클리 편

주간다다 열번째 : 2019년 11월 둘째주


저번주​에 이어 여성의 야망에 관한 컨텐츠를 기록한다. 앞서 말했듯 나는 야망이 무슨 감각인지 알지 못한다. 지금 상태를 말하자면 이렇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그러나 연봉을 올려 이직하거나 직급을 빨리 올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관리자가 되면 책임이 커지지 않겠는가? 귀찮다.

그러면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 되지 않냐고?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다. 선택권을 손에 쥐기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야망이 무엇인지를. 야망 있는 여성을 발견할 때마다 기록하여 레퍼런스로 삼을 것이다.


<리즈 위더스푼과 빛나는 그녀들>​은 리즈 위더스푼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여성들을 찾아가 대화하는 쇼이다. 5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은 언더웨어 브랜드 스팽스(SPANX)의 창립자 세라 블레이클리. 방구석에서 단돈 5,000불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크게 성공하여 2012년 자수성가한 최연소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리즈가 물었다. ‘여성이 야망이 있다는 것에 대해 세라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의 답은 ‘야망을 가져도 괜찮아요.’ 중요한 것은 여자들 스스로 야망을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돈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내가 이정도 벌 만한가? 내가 이만큼 버는데 대한 애인의 기분이 어떨까? 의식하지 말자.

완벽해져야 된다는 강박 또한 버려야 한다. 세라는 경영대학원 출신도 아니고,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창피해지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싫었지만 그것과 맞닥뜨리며 앞으로 나아갔다고 한다. 동감한다. 나도 창피당하는 것, 서툰 것을 정말 싫어하는데 정면으로 부딪히다 보면 점점 뻔뻔해지고 능숙해지더라. 유튜브 구독자들이 그 증인이다. 시작하지 않았으면 서툰 채로 살았을 것이다.

리즈와 세라의 대화를 보며 새로 다짐했다. 내가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이만큼 벌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자고. 과거의 내가 그만큼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이룬 성취이므로. 다시 한 번 다짐한 것은 완벽해지려는 강박을 놓자는 것. 주말에 10시를 넘겨 일어나면 하루를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아직 14시간이 남았다는 걸 잊지 말자는 것.

다만 세라의 성공에는 고민할 지점도 있다. 그가 처음으로 발명한 제품은 흰바지용 보정 속옷. 흰바지를 입을 때 속옷 자국을 보이지 않기 위해 팬티 스타킹의 발목을 잘라냈다는 것이다. 리즈의 말에 의하면 세라는 문제를 발견하면 불평하기보다는 돌파해 나간다. 본받을만한 자세이다. 그것이 세라의 성공 요인일 것이다.

그런데 그냥 통이 넓은 바지를 입으면 되지 않을까? 스팽스 쇼핑몰에 접속했다. 강한 보정 바디 수트, 중간 보정 거들, 약한 보정 팬티,... 보기만 해도 더부룩한 언어들. 그냥 브라를 벗어던지면 될 일 아닌가? 혼란과 영감을 동시에 얻은 에피소드였다.




#주간다다
매주 가장 인상적인 컨텐츠를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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