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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May 11. 2020

감히 코로나가 사랑을 막을 순 없으므로

이민경 작가 메일링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의 사랑> 4월호를 읽고

#주간다다 29번째 : 2020년 4월 넷째주

이민경 작가 메일링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의 사랑> 4월호를 읽고

메갈리아 이후 페미니스트의 친밀성과 섹슈얼리티 변동에 대한 석사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좋은 대목들을 공유하거나,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여성간 관계에서 가지는 고민을 아는 한에서 편지에 공개 답변합니다. 고민 아니라 공개 자랑하고 싶은 사연도 받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발전하는 생각을 편지로 나누고자 하는 이 프로젝트는 완주까지 계속되고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전달됩니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 소개 페이지에서 발췌


무엇에 감사해야 할까? 코로나 시대라는 것? 이민경(<탈코르셋: 도래한 상상> 저자)의 석사 마감이 세 달 남았다는 것? 무엇이 이 메일링 프로젝트의 계기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저는 이 프로젝트를 구독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오늘 자정 4월 다섯번째이자 마지막 편지를 받았습니다.


다른 구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한데요, 저는 믿음으로 이해했어요. 믿음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나의 몸을 믿는 것. 머리는 몸에게 자신을 따르라 지시하지만 충실히 기억을 저장한 몸은 예기치 못한 순간 그것을 재생하지요. ‘머리’는 규범이라고 읽을 수도 있겠어요. 규범에 순종하면서도 몸으로 삶을 겪어낸 여자들은 알고 있어요. 이건 아니라는 것을요. 그럼에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죄책감을 가지지요. 첫번째 편지는 자신을 믿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로 읽혔어요. 여자들 스스로조차 몸을 이해하지 못해 ‘쎄하다’, ‘여자의 촉’ 따위로 경멸을 담아 표현했지만 실은 ‘믿음’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 편지에 이르러 믿음은 여자들로 확장되어요. 이 프로젝트의 재미있는 점은 구독료를 자율에 맡긴다는 것인데요. 이 결정에 대해 마지막 메일에서 이민경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피로도 몸으로도 섞이지 않은 여자들을 믿는 일은 너무 무모해 보이지만 그것만큼 저를 배신하지 않는 일도 없었으니까요.’ 미안해하며 이삼천원의 구독료를 낸 독자들에게 이민경은 ‘통큰비언이 되어 돌아오라’ 고 대답합니다. 저는 이 ‘돌아오라’는 말이 너무 좋았는데요. 왜 좋을까요? 그의 꼬릿말이 ‘사랑을 담아’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담겨 있어서요. 스스로를 믿기도 힘든데 다른 여자들을 믿을 수 있을까요? 아직은 모르겠지만, 사랑이 있는 한 가능하지 않을까요? 믿음 너머를 상상하고 싶어요.


한편으로 저는 ‘행복’이란 개념어를 떠올려요. 행복을 믿지 않기 때문인데요. 벚꽃철처럼 짧은 행복의 순간이 덧없었어요. 언젠가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끊임없는 의문에 지쳐 저는 행복을 좇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마지막 편지를 읽으며 생각했어요. 기다리지 말고 선언해버리면 어떨까? 나는 행복할 것이다, 라고요. 믿고 싶기 때문이에요. 나를, 다른 여자들을, 다른 여자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코로나가 사랑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요. 4월은 코시사 덕에 행복했어요. 5월도 행복할 거예요.


사랑을 담아,

다영



4 20일부터 26일까지

1.  
<예술하는 습관> 완독! 아이고 속시원해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읽는 . 이다혜 선생님의 책은  번째인데 신기하다  오묘한 무게감이란. 메세지가 선명하면서 무게까지 갖추었으니 그런 걸까? 킬킬대며 웃다가도 나라면 (같은 주제로) 무슨 글을 쓸지 생각하게 된다.

2. 팟캐스트 
<듣똑라> 65 : 정치적 지상시점 - 2020 총선, 우리가 주목하는 결과 
애플 팟캐스트에 여성의당을 검색하면  자체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그들에게 스피커를 주고, 신생정당으로서의 성과를 언급한 프로그램은 <듣똑라>밖에 없다. 트위터와  바깥의 세계는 얼마나 떨어져있는 걸까?

3. 텍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랑> 4 연재 끝났다. 앞으로는 행복을 기다리지 않고 선언해야겠다. 그것이 내가 행복을 믿을  있는, 지금으로써는 유일한 방법. 그리고 4월은 코시사 덕분에 행복했다.



#주간다다

매주 본 컨텐츠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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