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페, 필터 커피 내리는 방법 (사진 : 나이브 브루어스)
총 20만 원가량에 구입할 수 있었던 <코만단테> 핸드밀 그라인더는 30만 원 까지 가격이 올랐고 10만 원 정도 되는 해외 배송비가 따로 붙은 값이 형성되었지만 그럼에도 품절되는 현상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21년 하반기에는 아는 지인으로부터 필자도 애용하고 있는 <오드 그라인더>도 구입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20만 원 넘게 구입하기엔 아까운 핸드밀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60만 원 대 그라인더가 구매하기 힘들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만큼 놀라웠다. 원래 원두를 납품하고 있었던 매장에선 온라인 주문이 전보다 더 활발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유튜 0’ 에선 홈카페 관련한 영상이 많이 올라오기도 하였다. 물론 내 글처럼 아는 사람만 보고 바리스타를 하는 사람만 보는 지인 영상이지만 꽤 유익한 영상도 많이 올라왔다고 들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에는 카페나 음식점만 가도 나라 팔아먹은 죄인 취급을 받았다. 신천지를 욕했던 사람들은 다 숨어버리고 "나는 아니겠지?" 마인드로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다가 터질 때까지 터졌으니 누가 누굴 욕하는지도 모를 내로남불의 시대였다. (나는 신천지가 정신이 오늘내일하는 광신도 집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시민의식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복잡한 세상이니 만큼 SNS에서는 형편없는 실력으로 커피를 내리는 영상도 많이 올라왔다. 물론 마시지 못할 이쁜 음료를 천천히 부으며, 보여주는 꽤 좋은 취미를 가진 사람은 덤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커피의 탄생부터 말하면,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타 예술이나, 요리에 비하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과정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현재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에선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과학자와 연구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알아낼 것이고 나 같은 사람은 접근이 용이한 지식과 실용적인 경험들만 전달하면 될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긴 글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 때문에 레시피나, 어떻게 하는 방법 외엔 보이지 않는 글로 분류하지 않을까 싶다. 설명하기에 앞서서 확실하게 선 긋고 싶은 부분이 있다. 내가 제시하는 방법은 어떤 유명한 바리스타의 글이나 영상교육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의 영상을 보진 않았다.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와 상황이 다를뿐더러, 내가 직접 하고 얻은 결과들이 더 빠르고 확실하다는 믿음과 경험 때문에 그렇다. 홈카페를 하면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매장에서 하는 것과 집에서 만드는 커피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부정하는 순간 그들이 비싼 머신을 사용하는 이유가 없어질뿐더러, '드리퍼'를 정하고 ‘브리타’ 같은 정수 필터를 사용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커피 가격에는 매장을 차리면서 회수해야 하는 비용도 같이 포함되어있을 텐데 말이다. 가끔 소비자들에겐 그 차이점이 확연하게 전해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래야만 하고 알고 있어야 하는 '바리스타' 아닌가.
저울과 드립포트, 드리퍼, 드리퍼에 맞는 종이필터와 핸드밀 정도 있으면 된다. 나도 소비자들 눈높이에 맞추려고 2만 원 정도의 핸드밀을 구입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가격이 높은 핸드밀이나, 그라인더도 좋지만 좋은 원두를 사용한 것만큼 확연한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건 누구한테 물어봐도 동일하게 생각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원두도 아니고 싸면 싼 가격을 한다. (궁금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언제든지 환영한다. 인스타그램 @saegil_c) 이제부터 간단하게 원리와 나의 기준점 몇 개를 알려주고 글을 마치겠다.
추출 시간이 짧으면 향이 좋고 길면 맛이 좋아진다.
뜸을 30초 동안 들인다고 하는데 안 들이고도 충분히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농도를 진하게 하고 싶다면 분쇄 입도를 기존보다 가늘게 설정하고 비율을 1:10에서 1:9로 줄인다.
95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커피가 잘 녹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 나눠서 붓는 이유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리오 필터 종이는 1번, 칼리타는 2번, 케멕스는 3번 란싱 후 차가운 물로 한번 씻어낸다.
추출이 잘됐다는 결과에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허브향이, 높을수록 과일 향이 좋게 느껴졌다.
린싱한 뒤 서버에 남은 물을 버리고 물을 채워 헹군 뒤 다시 한번 버린다.
시간이 많은 흐른 원두는 데워진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서 쓰면 안 한 것보다 향이 산다.
얇은 물줄기가 결코 좋은 커피를 만들지 않는다.
집에 소형 청소기나, 에어 블로워가 있다면 분쇄하고 나온 노란, 하얀 체프를 제거해주는 게 좋다.
원두마다 잘 어울리는 원두 양과 맞는 물의 비율이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은 경수가 많은데 웬만하면 편의점에서 사서 쓰는 것을 추천한다.
경수보다 연수가 추출 속도가 빠르고 낮은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추출 시간이 빠르다. (볶은 지 3-4일 경과한 원두) 죽은 물과 살아있는 물이라고 나는 부르는데 건강에 좋은 물이 커피를 추출할 때 방해하는 요소가 많다고 느꼈다. 그리고 ppm은 물의 경도를 나타낸 단위이다.
약배전은 굵은 분쇄 입도로 빨리 추출. 강배전은 얇은 분쇄 입도로 오래 추출. 원두 밀도로 인하여 약배전이 더 얇은 분쇄입도를 가져가야 할 상황이 많지만 생각보다 약배전이 더 좋은 수율을 가져올 때도 많을 뿐더러, 캐릭터를 잡기 편하다는 의미이다.
쓴맛은 마지막에 추출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같이 나온다. 시간을 설정하는 이유는 맛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다.
오히려 안 좋은 원두를 사용할 때 더 많은 원두를 투입하고 물로 희석한다. 나는 늘 14-18그램 정도의 원두 사이에서 기준점을 잡았다. 밀도나 로스팅 배전도 상태, 가공방식, 날짜, 커피에서 나오는 노트를 보고 분쇄 입도를 조절했기 때문에 늘 제각각이었다. 그렇기에 처음에 커피를 추출하면 한 잔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샘플이라고 생각하고 추출했으면 좋겠다. 14그램을 사용하면 보통 210- 230G의 물을 2-5번 정도 나눠서 투입한다. 물의 온도가 85라면 2분 30초 정도, 물의 온도가 90이라면 2분 5초, 물의 온도가 95라면 뜸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1분 40-2분 사이로 추출했다.
원두를 보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갈색, 검은색의 밀폐된 통을 사서 습기 없고 온도가 높거나, 낮지 않은 선선한 곳에 두면 된다. 그리고 갓 볶은 원두가 맛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적어도 2일, 3일 이후에 원두에 있는 가스를 배출시키고 마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