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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egil Jun 18. 2021

우리는 어쩌다 창업하게 되었을까

창업, 의도, 알고 보니, 롤모델

  요즘 우리는 ‘카페거리’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카페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왜 카페가 많이 생겼는지?.” 그리고 왜 카페가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회사의 매출이 월급에 영향을 주진 않기 때문에 카페를 창업하는 것보다 소속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것이 더 안정적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일 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그들은 왜 창업을 하려고 할까?


  첫 번째 이유는 바리스타의 수명은 짧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힙니다. 사실  좋게 얘기하자면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주휴 수당을 받는 아르바이트와 다를  없어 보이는 월급은 경력이 많더라도  차이를 느낄  없을 정도로 올랐을 것입니다. 물론 나이를 먹어가면서 언제까지  일을   있을까 라는 체력, 정신적인 부담도 피할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회사에서 지향하는 바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매장의 다름이 존재할 것입니다. 장사의 목적도 존재하지만, 적어도 바리스타 경우에는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도 존재합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필자는 국내, 해외의 다양한 로스터리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경험하면서 동일한 생두를 쓰더라도 그들이 표현하는 커피 뉘앙스에는 뚜렷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농장에서 재배된 생두와 가공방식을 채택하여, 개인의 개성을 녹인 한잔을 소비자들에게 특별하게 전달해주고 싶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Lo+us’ 대표 ‘리사 스타벅스에서 8 간의  바리스타 근무를 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근무를 하는 도중 미국 ‘스타 00’에서 70 중반까지  30 동안 근무한 바리스타가 ‘앰버서더  사례를 듣게 되었고 당시 근무하던 직장 상사의 제안으로 정년까지 일할  있을 거란 달콤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지역 매니저와 점장  같이 일하는 직원들마저 경험이 많고 연륜이 많은 직원을 상대하기 어려워하는 것에 눈치를 보게 되면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밖에도 ‘리사’는 과거 14년, 15년 사이에 브라질 COE 1위를 ‘스타 00’가 낙찰받게 되면서, 당시 한국에 내한한 ‘사라’와 ‘커핑’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커핑 할 당시에는 프로럴, 허브, 캐러멜 등 각 컵이 가진 뉘앙스와 개성은 매우 뛰어났지만, ‘리 00’에서 판매된 커피는 너무나도 처참한 맛과 향을 지녔다고 회상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세로아 줄 게이샤’ 등 좋은 생두를 사용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형편없이 로스팅된 맛없는 커피를 제공하는 입장에선 자신의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힘들어도 좋은 커피를 착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커피 가격을 정할 때에도 일본의 한 카페의 영향을 받아 시급으로 정하게 되었으며, 손님들이 다양한 원두를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비교적 은은하게 제공하게 되어 많은 ‘로투스’ 만의 마니아들과 단골손님들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의도하는 바와 다르게 흘러가기도 합니다. ‘오디너리 핏’의 ‘이하성 대표’는 처음엔 카페가 아니라 조그마한 샌드위치 전문점을 만들어보자며 시작했습니다. 준비를 하는 도중 연희동에 위치한 공간에 카페를 열어줄 수 있겠냐는 제의가 들어오면서 ‘이하성 대표’를 포함한 5명이 공동대표가 되어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던 그에게 카페 운영은 부업이 될 줄 알았지만, 좋은 재료와 마음 씀씀이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면서 매장이 늘어났고 현재는 카페 운영에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장사를 하기 전에 원했던 매장의 콘셉트


 개인적으로 “배려하지 않는 메뉴와 메뉴판이 배려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1인으로서 의미는 본질에 집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양심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게 음식점의 기본인 것처럼, 소비자가 모르거나, 다양한 메뉴가 없는 메뉴판에 불만을 표현하더라도 맛있고 양심 있는 것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종류만 많은 음료나 ‘손님이 왕이다.’라는 오래된 관습을 버리고 ‘된다.’와 ‘안된다.’가 명확한 상태에서 내 것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가 됩니다. 단순히 유명해서 맛있는 커피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매장이 되려면 결국 소비자들이 변화에 동참해주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반대로 ‘리사’는 처음부터 콘셉트를 정하지 않고 다채로운 향을 지닌 커피를 편안하게 먹을 수 있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물론 ‘오니 버스’ 사장님을 비롯하여 서울에서 유명한 사장님들과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바리스타들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하기를 원했지만 매번 적자를 감당해야 했고 코로나가 겹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에 아쉬웠다고 합니다. 그 일을 시작으로 창업을 하거나 바리스타로 일 할 때 시야를 넓혀 줄 수 있는 교육과 길드를 만들어 브루잉과 로스팅 대회를 주최하여 바리스타들의 액티비티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현재 목표가 되었습니다.


가장 쉽게 망하는 건 카페를 차리는 일이다.


 카페 자체가 보이기에 쉬워 보이지만, 매장을 차리고 운영하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금, 신고, 등록, 서비스, 관리 등 생각보다 혼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아서 처음부터 포기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기도 합니다.


 어떤 바리스타는 돈이 부족하거나 한 달 월세비가 비싸서 일부러 눈에 띄지 않은 위치에 매장을 오픈하기도 합니다. 균일한 맛과 향을 제공하려면 비싼 머신을 사야 하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머신은 몇 천만 원이 훨씬 넘은 고가의 물건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로스터기를 설치해서 납품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면 불법이라는 것도 벌금을 내고서 알게 됩니다. 그 외에도 전기, 배수, 재료비, 월세, 인건비, 세금 등의 유지비는 아무 생각 없이 카페를 차리면 되겠지 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반성하게 만들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퇴직금, 적금, 나라에서 대출해주는 곳에서 무리하게 빚을 져서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여 매장을 차렸지만,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올린 음료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그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권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이쁘게 매장을 차린다는 것은 더더욱 위험한 일에 가깝기에 간혹 인테리어를 직접 시공하는 사장님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전재산을 사용했는데, 만약 지금과 같은 코로나 현상이 터지게 되면 아찔할 것입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매장 유지비와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주기 위해서 자신이 그동안 모아둔 돈을 지출하거나 따로 일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어떤 사장님이 되길 원했는가


직원으로 일해본 사람이라면 종종 생각했을 것입니다. 직원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희망을 심어주며, 자신이 겪은 것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사장님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매장을 운영하면서 도저히 자신이 생각했던 롤모델이 될 수 없었고 매출을 올릴 자신이 점점 낮아지다 보니 더 이상 직원을 뽑을 수 있는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리사’ 도 예비창업자인 ‘본인’ 역시 직원을 끌어주는 사장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직원이 아니더라도 프리랜서 쪽으로 고용해서 일을 시키기엔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부정적으로 다가올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이하성’ 대표처럼 무관심이 최고의 배려로 생각하여 서로 많이 부딪히지 않도록 일에 관련된 것을 일절 말하지 않으려는 사장님도 있습니다.


마지막 해결방안으로 직원과 자신의 일을 분리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면, 그게 좋지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서로 동떨어져서 회사의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없으며, 배우기만 하고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특히 요즘 들어 보기 쉬운 ‘월급 루팡’이라면 굳이 돈을 지불하면서 직원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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