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egil Jul 08. 2021

카페와 서비스

진상, 서비스, 바리스타, 코로나, 해결방안

손님이 왕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거나, 맞는 말임에도 불편함을 느끼면 ‘꼰대’라고 치부하는 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손님이 왕이다.’인 듯합니다. 가끔 특정 매장의 서비스나 일처리를 보고 마냥 비난하는 글을 볼 때면, 그들은 회사에서 얼마나 잘하는지 되려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다 잘한다고 얘기할 테지만요.)


 변화 가득한 커피시장에서 지금까지 대중화되지 못했던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 그리고 콘셉트를 골라서 찾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에 맞게 바리스타들도 손님을 왕으로 보는 게 아닌 소통하는 ‘친구’ 혹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감사한 소비자’ 두 분류로 나뉘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왕이다.’라는 개념을 가진 진상과 자신이 그런 사람인지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시대와 상황에 맞춰 변화해주기를 바라며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요즘 카페들의 서비스를 보면, 매우 친절한 서비스보다 불필요한 친절함을 하지 않는다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손님과 유대관계를 유지하려는 매장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자신과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태도로 컴플레인을 거는 일이 잦기 때문에 친절함을 조금 빼고 필요한 부분만 제공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잔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컴플레인을 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비슷한 사례는 하루 혹은 일주일에 수 없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물론 돈을 받는 입장에서 친절한 서비스와 그것에 대응하는 음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손님이 왕인가?”는 누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마인드이며, 누굴 위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즘에는 수많은 카페가 생겼고 콘셉트도 존재하며, 집중된 것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친절한 서비스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매장을 찾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바리스타들은 하루에도 다른 성격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응대하며, 실수에 사과를 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똑같은 질문들에 답변을 하기 때문에 지치기도 합니다. 또한 직장인이 많은 지역, 안 좋은 동네일수록 직원을 하대하거나 본인의 지식수준이 높다고 깔고 보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그런 소비자의 한에서 한 번쯤은 서비스하는 직원의 태도에 반감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어디까지 서비스 인가?

어디까지 서비스인가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규모에 따라서 손님이 요구하는 서비스는 한도 끝도 없는데 유명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타 매장에 비해 더 심각하게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본인의 실수에 잔을 깨거나 음료를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에게 치워달라는 요구와 음료를 다시 만들어 달라는 당연한 마인드, 외부음식을 가지고 와서 먹는 무례한 행위, 주차비용을 지원하지 않음에도 지원해달라는 요구사항, 음료를 많이 시켰으니 서비스를 달라고 하는 등 거짓말 같겠지만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각 매장 매뉴얼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연히 상식을 넘어가지 않는 경우에는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지만 애초에 생각 없이 말하고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경험한 매장은 처음부터 선을 긋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모르는 무례한 요구 중에선 1샷과 2샷으로 에스프레소의 개념을 가지고 마셔보지도 않고 커스텀하려는 자세입니다.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음식점에서 음식을 맛보지 않고 소금이나 재료를 더 넣어 자신이 아는 요리법으로 요리해달라는 것과 비슷하게 작용될 것입니다.


 바쁜 매장 같은 경우에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바리스타는 커피를 떠나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노동을 견디고 웬만큼의 친절한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바리스타들은 지금 주문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음에 주문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할 수 있는 표정이나 행동으로 서비스를 하는 이들도 많고 점점 지쳐가는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암묵적으로 타협해주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바리스타의 위치

 바리스타를 자신이 경험한 단순 카페 아르바이트 생으로 생각하면서 전문적인 음료나 서비스를 받으려고 한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식도 좋지 않은 마당에 최저임금을 받으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단돈 몇 천 원에 끼워 파는 바리스타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으로 모든 걸 포용하기엔 무리가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우리는 던져지는 카드를 받기도 하고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를 음료에 지불했다는 이유로 샌드백이 되라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나의 예로 한국 커피 역사에 두고두고 남겨질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1위 전주연 바리스타가 인터뷰 현장에서 화장도 안 하고 왔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현재로선 전문직으로 인정해달라는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단지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전문대에 있는 바리스타 학과를 나왔지만 지식 없이 커피를 담아 버튼을 누르는 아르바이트 생과 동일한 임금을 받았던 본인은 이게 맞는 건가 수 없이 고민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에 대한 귀천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직업에 따라 사람의 귀천을 따지는 세상 속에서 주변 혹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차 좋지 못한 시선이나 대우를 받았던 적도 많기에 사람을 혐오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일하면서 결론 지은 바리스타의 정의가 “만약에 여기가 조선시대 라면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백정이다.” 는 건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소비자들에게 전문적인 사람이나 존중받는 기대를 하지 않고 좋아하는 커피를 하고 맛있는 음료를 만든다는 것에 의미를 두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알게 된 소비자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었던 시민의식이 코로나 덕분에 입증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쌓아 둔 스트레스를 서비스 업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화를 푸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고 오직 편안함과 자유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생각 없는 행동이 결국 1200명 이상의 확진자 수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7월 7일 기준) 정말이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셀카와 사진에 눈이 멀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행동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큐알코드와 온도 체크를 해달라는 요구에 되려 화를 내는 소비자를 보면서 자유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초기 때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되어가는 순간순간 묻고 싶습니다.
“대체 그 당시에 신천지를 욕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그들보다, 그때보다 더 경각심 없이 행동합니까?”

 코로나가 정점을 찍으면서 나오지 않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지혜롭다’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통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지만 기본을 지키지 않은 그들의 입장에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고 화도 나지 않는 포기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가끔은 이미 저지르고 난 다음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미안하기 전에 맞는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제는 백신과 더불어 본능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기에 미래는 장담할 수 없을 듯합니다.


진상이란, 해결방안


 껌을 씹고 음료를 마시면서 맛이 없다고 하는 손님을 시작으로 어려운 분들이 오시면 되려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차피 진상과 말이 통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무관심해지려고 노력하는 게 전부입니다. 한 공간에서 누구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애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를 가면 가끔 매너 없는 견주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하고 자신의 큰 목소리를 인지하지 못하는 단체 손님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하물며 자기 집에서 가져온 책상이나 의자 마냥 마음대로 옮기는 행동으로 매장 물건이 훼손되는 일도 발생합니다. (무례하게 공간을 침범해서 사진을 찍거나, 생각 없는 질문도 포함입니다.)


 쉽게 말해서 각 매장마다 기준이 있고 그 안에서 찾아오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당연합니다. 만약 팔로우가 많은 인스타그램 유저, 블로거, 유명 인사가 될지라도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공간으로 인지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하여 바리스타와 다른 소비자들이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은 아쉽게도 해결방안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 말해보려고 합니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거나 그것이 감정, 정신에 관련된 거라면 몇 천 원 주고 사 먹은 음료에 큰 보상심리를 요구하거나 서비스를 운운하지 말고 상담을 받는 것이 맞습니다.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를 모르겠다면 질문을 하는 게 맞으며, 신맛이 난다는 이유로 커피가 안 좋다고 한다면 본인의 혀에 먹칠을 하는 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카페는 정말 많고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 바리스타들에게 팁 하나를 드리자면, 진상 처리하는 방법으로 영어로 말해서 외국인인 척하면 됩니다.

- 리사님 하성님 우빈님 세 분에게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어쩌다 창업하게 되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