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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의미, 이유, 변화 (사진: ‘궤도’ 김지수 바리스타)

by saegil
바리스타, 직업과 이미지 사이에서

드라마 커피 프린스를 시작으로 대중 속에서 ‘커피’와 ‘바리스타’라는 단어는 빠르게 퍼져나갔다. 와이셔츠에 빵모자, 앞치마를 두르고 진지하게 커피를 내리는 이미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바리스타를 떠올리면 그 장면을 먼저 상상한다.

하지만 과연 바리스타란 무엇일까?
‘바에서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순한 정의로는 다 설명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바리스타,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시대적 변화와 함께 등장한 세대별 바리스타들. 그리고 소비자가 상상하는 바리스타의 의미는 각기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전문직’, 누군가에게는 ‘아르바이트생’,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람을 좋아해 서비스를 하는 직업’일 수도 있다.


바리스타는 전문직인가?

“바리스타가 왜 전문직입니까?”라는 질문은 “당신은 왜 회사원입니까?”라는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커피 업계에도 단순 노동에 불만만 늘어놓는 ‘월급 루팡’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태도의 문제일 뿐이다. 좋은 바리스타는 단순히 음료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왜 맛있는지 설명할 수 있으며, 서비스와 이윤 창출까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이 과정은 감각뿐 아니라 과학적 이해와 훈련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누구나 바리스타가 될 수는 있지만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공부하고, 연구하고,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전문 바리스타들이 만들어낸 문화적 변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 카페에서 더 다양한 음료와 베이커리를 즐기고,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지금은 이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그렇기에 소비자 인식의 변화 또한 절실하다. 몇 천 원 차이에 전문성과 품질을 가볍게 여긴다면, 결국 문화의 질 자체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누구나 버티지는 못한다

바리스타는 진입장벽이 낮다. 자격증도, 특정 졸업장도 필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 노동직으로만 치부한다면 곤란하다. 많은 매장이 여전히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근무 환경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직업이 전문성이 없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매장을 발전시키는 바리스타들이 있기에 지금의 카페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바리스타를 준비한다면, 최소한 기본적인 추출 지식과 감각 훈련은 필수다. 분쇄 입도, 물의 온도, 추출 시간, 기술적인 변수들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내성적인 성격이라도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스스로 조율할 줄 알아야 하며, 매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일을 소화할 수 있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겉모습만 보고 시작하거나 ‘멋있어 보여서’ 지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1년을 채 버티지 못한다. 실제로 수없이 많은 이들이 그렇게 떠나갔다.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자신의 성향과 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싶은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

전문 바리스타로서의 인식은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를 더 빠르게 확산시키려면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커피 프린스 같은 드라마의 현대적 리메이크, 혹은 유명 바리스타들이 방송에 나와 커피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매력, 그리고 오해를 바로잡는 것이다. 단순히 업계 내부를 위한 ‘교육 콘텐츠’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흥미롭고 재미있는 콘텐츠 말이다.


지금은 바리스타들에게 황금기이자, 동시에 변화를 위한 중요한 시기다. 새롭게 이 길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더 안정적이고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와 시장이 그들을 지지해 주어야 한다. 결국 이들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앞으로의 커피 문화를 이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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