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egil Aug 19. 2021

바리스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의미, 이유, 변화 (사진: ‘궤도’ 김지수 바리스타)

‘커피 프린스’를 시작으로 ‘커피’와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와이셔츠와 빵모자 그리고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내리는 이미지가 강했는지 그 모습에 반해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으며,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리스타를 떠올릴 때 그런 의상과 이미지를 상상한다.



바리스타란 무엇일까?

‘프랜차이즈’와 더불어 커피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카페에서 일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지금의 ‘카페 문화’가 형성된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되었다. ‘바에서 일하는 사람’을 ‘바리스타’로 정의하지만 실제로 생각하는 의미는 소비자와 바리스타가 서로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가지로 보자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현재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하는 매장’의 변화를 경험한 바리스타들과 ‘스페셜티 커피’가 대중화된 시점에서 시작한 바리스타가 생각하는 의미도 다를 것이며, 지역이나 나이,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따라서 소비자가 생각하는 바리스타의 의미도 다를 것이다.


이전 글에서 글쓴이가 스스로를 ‘커피 만들어주는 백정’이라는 것은 8년이란 세월 동안 경험한 개인의 바리스타의 의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커피를 다루는 전문직’ 혹은 ‘재능이 있어서 하는 직업’,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하는 사람’, ‘사람이 좋아서 하는 서비스직’, ‘카페 아르바이트생’ 등 수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알바 00’이나 ‘잡000’가 아닌 전문 바리스타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면, 유명하거나 괜찮은 ‘스페셜티 커피’에서 원하는 바리스타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뽑는 기준에는 큰 차이점이 또 다른 이유이다. 대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 대부분 ‘프랜차이즈’ 였다면, 스페셜티를 다루는 ‘개인 매장’은 ‘정직원’을 뽑기 때문에 커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외에 사무적인 일,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재능이나 역량으로 매장에 이득을 줄 수 있는가? 에 대해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바리스타 중에선 ‘사진’, ‘미술’, 음악’, ‘공예’, ‘베이커리’, ‘글’, ‘컨설팅’, ‘교육’, ‘마케팅’ 등 이 중에서 몇 가지를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쯤에서 보면 ‘바리스타’는 전문직 전에 ‘만능인’에 가깝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알 길이 없으니, 당연히 바리스타는 그냥 ‘바리스타’에서 끝이 난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지역, 나이, 경험, 지식에 따라서 그 의미가 더욱 다르게 차이 난다는 것이다.


바리스타가 왜 전문직인가


 “바리스타가 왜 전문직입니까?” 물어보는 것은 “당신은 왜 회사원입니까?” 와 다를 게 없다고 본다. 바리스타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단순 노동에 불만만 토로하는 ‘월급 루팡’은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간만 지나면 연봉이 올라가는 어떤 ‘월급루팡 회사원’과 차이점은 존재한다.)


 본론으로 들어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카페, 커피 맛집은 많이 아는데 왜 맛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한다. 이전 글 중에 ‘나는 취향이란 말을 싫어한다.’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단맛, 짠맛, 감칠맛, 쓴맛, 신맛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커피를 마시면서 이게 왜 맛있는지 좋은 건지 개인의 느낀 점 조차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다. 하물며, 선동당하거나, 과대 포장한 거짓된 정보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다른 이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이 둘을 묶어보면, 바리스타는 ‘커피만 하는 사람’이 아닌 음료와 서비스, 이윤 창출을 위해 개발할 줄 아는 사람인 동시에 어떻게 하면 맛있는 음료를 만들 수 있는지, 왜 맛있는지 설명할 줄 아는 사람으로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실제로 바리스타 일을 제대로 한 사람들은 이것이 과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 (바리스타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바리스타가 될 수 있지만, 전문직인 소리를 듣고 싶으면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한 수능생처럼 공부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취준생처럼 목표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역량을 단 한 번이라도 매출로 증명하는 일회용이 아닌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결국 노력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알아보고 모든 직업의 뒷면에는 겉에서 볼 수 없는 힘듦이 존재한다.)


 카페만 몇 년 다녔던 사람이 아직도 좋은 게 뭔지 모른다고 회피하거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몇 천 원 차이에 전문성과 품질을 자신의 입에 포기할 것입니까? 그러면 맛집은 왜 갑니까? “라고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문화라는 것은 가치를 알아보는 소비자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 현재 우리가 카페로 다양한 음료나 베이커리, 좋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전문 바리스타가 사장님이 되었거나, 유능한 바리스타가 보다 더 ‘나은’ 음료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한층 나아졌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길게 이야기해봤자, 현재는 바리스타의 인식이 바뀌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커피 프린스’를 현대식으로 리메이크를 하던가, 아니면 유명한 바리스타들이 방송에 출연하여, 대중들이 알지 못했던 부분과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것이다. 광고나 유튜브에서 개인의 이익을 창출하는 방송을 통해 바리스타만 아는 인맥 방송을 보는 꼴이 아닌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송말이다. (그것이 나쁘다고 볼 순 없지만, 아무리 커피에 관심이 많더라도 똑같은 커피 얘기나, 있어 보이는 교육, 조언 등의 본인의 지루한 얘기보다 재밌고 흥미진진한 게임이나, 영화, 문화와 관련된 영상이 훨씬 많다.) 또한 현재 바리스타의 이미지, 시장을 변화시키는 황금기의 시대가 이제 막 일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더 안정적이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어, 그들이 변화시킬 수 있게 해줘야 할 것이다.


바리스타를 준비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리스타는 누구나 될 수 있다. (하물며, 마트에서 ‘육수 바리스타’라는 제품도 판다.) 경쟁률이 높아졌을 뿐 아직도 바리스타의 진입장벽은 매우 낮고 자격증이나 졸업장은 따로 필요 없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과거 대기업에서 정한 근무환경을 아직도 적응하는 카페가 많기도 하고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아무나 뽑아서 쓰는 곳도 존재하기에 최저 연봉이나 근무시간, 복지혜택 등 바리스타의 처우가 바뀌지 않은 곳을 생각해서라도 진입장벽이 높아서도 안되고 전문 바리스타를 구할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기존에 인원이 나간다 하더라도 대체할 인력이 넘쳐난다는 말이 많이 오간다는 것은 내부 시스템의 변화에는 발전이 거의 없는 매장이 많다는 것인데, 아직까진 전문직이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리스타가 아닌 가성비 좋은 인력이 필요한 기업이나 매장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바리스타가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어떤 기업이나 매장을 정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바리스타가 되는 게 목적이라면, 적어도 커피를 추출하는 기본적인 지식과 미, 후각을 훈련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라인더의 분쇄 입도와 물의 온도, 시간, 기술 등 자신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커피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변수를 통제하고 변화시키는 능력 말이다. 대한민국은 신기할 정도로 자격증이나 관련 학과 졸업에 집착하는데, 바리스타 학과를 나온 필자 입장에서 두고 보면, 실용적인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실제로 매장에서 일하는 것과 거리감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매장에서 일하는 것은 이론과 다를 때가 많으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것을 넣는다고 해서 내가 받은 월급이 달라지는 경우가 없었기에 후회될 때가 많았다.


 그 외에 내성적인 성격이나 사람을 싫어하더라도 전달되는 대상에게 불쾌감이나, 선 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하면 된다. 각 매장의 콘셉트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커피 말고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밝고 명량하며, 편안하고 진중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음가짐이다. 왜 바리스타가 되려고 하는지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음료 제조하고 서빙을 하는 겉모습과 멋있거나, 쉬워 보인다는 환상에 시작한다면, 1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그런 이들을 많이 봤다..




- 2편에서 구인구직, 코로나 시대의 커피시장, 바리스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올 예정입니다.

   코로나가 점점 극심해져 가는데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수칙 준수하여 모두 안전하시길 바랍니다.

양재훈님, 지혜님의 도움으로 완성된 글입니다 이에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홍시 커피 로스터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