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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egil Mar 28. 2021

요즘 카페는 너무 어렵다

스페셜티와 공간 그리고 문화

스페셜티가 만든 변화


 - 리사 님, 현재 님, 성필 님에게 감사합니다.


 먼저 전에 언급한 스페셜티에 대한 주제를 이어가자면, 스페셜티의 탄생은 색다른 추출법과 로스팅 기법을 만들어내어 많은 전문 바리스타와 커피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각 국가와 농장, 가공방식의 다름은 색다른 개성으로 표현되어 현재의 ‘로스터리’, ‘개인 카페’의 ‘콘셉트’ 이자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한 내용 중에서도 ‘맛있는 커피’가 중점인 사람도 있었지만, ‘포근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위해서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 맛도 편안함도 좋지만 ‘소통’을 하기에 편안한 카페를 찾아 매번 가던 곳을 찾게 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가 ‘스타 00’를 가는 이유도 커피보다는 브랜드의 감성을 산다는 의미가 클지도 모르는 것처럼, 연령대 혹은 지역, 사람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개인이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은 ‘공정’ 하다는 것입니다.


 ‘작은 카페와 어려운 커피’에 대한 ‘이유’

 첫 번째 이유는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온전히 커피에 집중하고 소개할 수 있는 여유롭고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간이 작아졌다는 것을 말해보았습니다. 매장이 넓어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커피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소통’ 하기에는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소통’의 문제는 좋은 커피를 사용하더라도 설득력이 부족한 커피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공감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하물며 커피 바의 높이를 낮춰 의자를 둔 것도 모두 ‘소통’과 관련하여 소비자와 바리스타의 벽을 허물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지만 조심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벽이 되어 다가온 것 같습니다. (굳이 학원 가서 커피를 배우지 마십시오. 마음의 준비만 되어있다면, 바리스타가 친절하게 아는 것을 다 알려줄 겁니다. 그들은 그런 일을 좋아하거든요.)


 두 번째 이유는 공간이라는 것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거나 건물로 되어있어야 ‘공간’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커피 향이 나고 잔잔한 음악으로 하여금 개인의 시간을 보장받는 즉 ‘여유’를 즐길 수만 있다면 ‘공간’으로 인식이 될 수 있고 사람과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마음의 안정 또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으며, 스스로 위로받는 곳이 ‘공간’ 이기 때문에 크기는 굳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대부분의 바리스타의 초기 자본은 적습니다. 적은 연봉과 더불어 일정한 나이가 되었을 때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자영업자로 몰려드는 현상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년 전의 성수동, 일산과 같이 월세가 적었던 골목에 많은 외식업계의 전문인들이 모여 거리를 만든다면 모를까, 땅과 건물의 값이 치솟은 현재 상황에선 바리스타가 원하는 음료와 넓은 매장은 많은 위험부담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유목민’이라 불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 외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인스타가 생긴 이후로 자신의 노력을 시각적인 표현으로 남에게 인정받아야 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인스타에 ‘#카페’만 검색해보아도 커피를 즐기는 사람과 일반인들의 게시물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카페는 ‘셀카’ 찍기에 급급한 사진관으로 문화가 잡힌 반면,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인테리어’ 혹은 ‘커피’를 찾아다니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그런 현상을 두고 최근 “성수역 길 한복판에 설치된 거울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줄 서는 행위는 자존감이 낮아진 이들이 잘 보이고 싶어서.”라고 하는 분들도 많은 반면에 “그들이 만약에 커피나 공간을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가진다면 ‘셀카’를 벗어나 남에게 자랑하지 않아도 되는 더 좋은 삶을 즐길 이유와 긍정적인 커피시장의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커피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소비자들이 따라올 수가 없었기에 커피를 하는 이들끼리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던 문제도 존재합니다. 30-40년의 세월 속에서 서서히 변화한 해외와 다르게 한국은 단 몇 년 만에 따라왔고 바리스타의 기술과 지식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해졌습니다. 바리스타 입장에선 당연히 몇십 년의 분량의 커피 지식을 몇 년 만에 습득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은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서로에게 공감되지 못하는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그 과정과 상황이 곧 트렌드, 느끼는 것의 차이, 이해도, 시야가 작은 카페, 어려운 커피로 서로 다르게 느끼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급격하게 변화한 ‘시민의식’과 ‘문화’ 역시 큰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면서 최근에는 설명하기 부족한 상황을 대비해 큐알코드를 제공하여 커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많지만, 실제로 그것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전부 만족스러운 곳은 없다

 시간이 지나도 어떤 이에겐 카페는 ‘머무는’ 혹은 ‘사진 찍는’ ‘공간’ 이란 개념으로 정착된 반면, 어떤 이에겐 ‘취향에 맞는 커피’ 혹은 ‘바리스타’를 만나는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카페에 대하여 각자의 생각은 다르지만, 더러운 방을 보기 싫어서, 좁은 방에서 공부하기 싫어서, 친구들을 초대하기 어렵거나,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 답답한 것을 그나마 채우기 위한 이유가 있듯이 카페의 인테리어와 공간의 크기에도 이유가 있다는 것에 대해 알아주길 바랍니다. 재 방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오감을 만족시키려는 카페는 있지만, 다 만족할 수 있는 카페는 없을 겁니다. 극단적으로 맛으로 예를 들면 하나의 공간에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라인더의 발열과 머신의 압력과 온도 변화는 소비자의 기다림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맛있는 커피를 알리고 제공하기 위해 수용 인원을 줄여 여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입장에서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두고 그들의 전문성을 언급하기에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공간’이라는 주제를 마치며, 앞으로 개인의 개성을 나타내려는 창업자들이 늘어가면서 로컬 시장은 활성화될 것이고 좋은 가격에 좋은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면, 호주나 네덜란드와 같이 유명하다는 이유로 음료의 맛이 좌우되는 현상도 줄어들 것입니다. (스타 00의 철수가 대표적인 예) 더불어 코로나 시대로 인하여, 우리는 ‘네 번째 물결’인 홈카페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서 점점 공간의 크기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는 ‘문화’ 이자 무궁무진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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