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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범 Apr 18. 2024

꼭 임원들 주 6일제 시행이어야 하는가?

삼성그룹이 어제 임원을 대상으로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전 세계적인 경영 불확실성,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확대 등으로 인한 비상 경영의 일환인 것이다.  임원들이 토요일 또는 일요일 중 하루를 자율 지정해서 근무를 한다는 내용이다. 요즘 인사 트렌드도 반영이 되었다. 임원 출근에 따른 부하 직원 출근 금지!


하지만 이 정책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전자 MX 사업부에 속해 있었는데 매주 토요일 사업부장 주관 회의를 진행했었다. 요즘에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회의를 위한 자료는 모두 부하 직원들이 준비한다. 공식적으로는 임원만 주말에 근무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회의 준비를 위해 부하 직원들도 간접적으로 근무를 하게 된다. 그 회의를 위해 직원들의 금요일 워라벨은 최악이다.


이 정책이 위에서 지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조직에서 이런 부작용을 경고하고 미래 삼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해야 하지만, 잘릴 수가 있으니 그냥 생각을 안 하고 대부분 명령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조직 문화에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왜 이런 결정이 필요한가이다. 임원들이 주말 근무를 함으로써 직원들에게 간접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비공식적인 초과 근무가 이어질 것이 뻔하다. 장기간 근무는 피로와 스트레스 증가, 결국에는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자고 하면서 우수 인재들이 이러한 근무 조건을 바라보면 존경심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열심히 해서 임원들처럼 되어야지 생각을 해야 하는데 무슨 생각을 할까? 요즘 승진에 관심이 없고 위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부분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다른 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삼성도 시작하니 우리도 시작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문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정책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직원들의 복지와 기업 문화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고, 업무시간에 제대로 혁신적인 경영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답일 것이다.


요즘 간단한 수술로 눈이 잘 안 보여서 글쓰기를 게을리 했는데 친정인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미래가 걱정되고 안타까워서 몇 자 적어봤다. 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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