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

by 아빠를 여행하다

_ 40.


그는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분으로 도미토리에 머물기는 무리다라고 느꼈다. 저 자신의 슬럼프와 침체된 분위기를 일깨우고 독려할 뭔가가 필요했다.

그들은 도심을 벗어나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떠띠엔 폭포로 향했다. 난닝에서 떠띠앤푸뿌로 이어지는 길엔 눈물 나도록 신비로운 카르스트 지형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괴 묘묘한 조각들이 겹겹이 드리우고 곧 저러다 말겠지 라는 우려를 깨고 대지 위로 끝도 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누구나 그려보는 산의 형체를 파괴하고 산세를 뛰어넘어 그 산을 부끄럽게 만들곤 상상 속의 형체마저 해체시키고 있었다. 봐도 봐도 똑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었고 언제 봐도 지겨울 줄을 몰랐다. 그들은 인근 도시 따신이라는 곳에서 폭포를 오가려던 계획을 바꿔 아예 폭포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리곤 폭포 옆 산장에 머물기로 했다.

그는 그곳에서 스스로를 자책했다. 아이는 그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계속해서 혼이 났다. 그들은 싸늘한 분위기에서 지내다가 또 금세 잊어버리고 아이는 또 하지 말라는 것을 해서 또 혼나고 싸늘한 분위기에서 살다 또다시 잊어버리기를 반복했다. 후회와 결심과 훈육, 후회와 결심과 훈육을 반복하며 살았다.

아이는 자기도 그러기는 하지만 아빠도 자기처럼 하지 말라는 것을 계속하는 바람에 자기랑 다툰다고 여겼다. 그날은 떠티엔 폭포를 바보며 봉지에 싸가지 온 찐빵을 먹다가 아빠가 한 입 베어 물었는데 그만 통째로 덥석 물어간 것에 아이는 몹시 분개했다. 자기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던 찐빵이었는데 그가 그랬다고 속상해했다. 서로 장난치다가 생긴 일이긴 했지만 아이도 여전히 할 말이 많았다.


"자기가 화날 때는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짜증! 짜증을 내면서!"

"내가 그러면 장난치듯 계속 옆구리 쿡쿡 찌르면서 말 걸고!"

"아빠가 몹시 짜증 나고 속상하고 불쾌해!"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따지고 싶었지만 아이는 이 보다 즐거운 것이 너무나 많았다. 떠티엔 폭포를 방문한 기념으로 최고 난이도 오행 시를 지어 보겠다고 했다.


"떠"

"떨어지는 폭포를 보며"

"띠"

"띠 놀아 보아요"

"앤"

"앤드~"

"푸"

"푸들푸들 할아버지 할머니도"

"뿌"

"뿌뿌~ 기관차처럼 힘센 아저씨, 아줌마도, 떠띠댄푸뿌에서 만나요~"


그러고선 "난 천재야"라고 했다. 그는 어이없어하며 뭐가 그렇게 넌 좋으냐고 연거푸 물었다.

그들은 떠티엔 폭포에서 물 수제비 시합을 했다. 상품은 이기는 사람에게 하루 종일 안마해주기. 대신 아이는 두 번 던지고 그는 한번 던지기로 했다. 그가 한방에 4번을 튕겼다. 아이는 첫판에 2번을 튕겼는데 그다음 번에 1번을 튕기고 말았다. 아이는 그날 그의 노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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