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과 더불어 식물 공부는 '덤'
▲ 부산화명수목원 안내도
최근 여행을 자주 다니기 시작하면서 길가에 핀 여러 꽃과 나무들을 보게 된다. 너무 예쁘고 멋진데 나는 식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사진을 찍으면서도 어떤 꽃인지 모른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 비로소 그 꽃의 이름을 알아 내기도 한다. 그러다 우연히 가까운곳에 수목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난 주말(6일) 부산화명수목원에 다녀왔다.
부산화명수목원은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동과 금정구 금성동의 경계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화명수목원에 가기 위해서는 출발하는 지역이 서부산이라면 화명역에서부터 '애기소'를 지나 올라가면 되고 동부산이라면 온천장에서부터 '금정산성길'을 통해 올라가면 된다. 나는 온천장을 경유해 금정산성길을 지나 부산화명수목원으로 갔는데 날씨 좋은 휴일에 굽이 굽이 금정산성길을 올라가니, 멋진 경치에 기분이 좋았다.
심한 급커브길이 많고 도로폭이 좁은 길을 오르내리는 부산시내버스 203번 앞자리에 타서 산성을 내려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촬영한 영상에 <이니셜D> BGM을 입히고 재생을 빠르게 만들어 놓으니 레이싱 영화의 한장면 같이 짜릿하기도 하다. 이런 화제의 노선을 운행하는 203번 버스이니 한번쯤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일 듯하다.
▲ 목공예 나무와 솔방울로 만든 목공예품
휴일이라 그런지 부산화명수목원 주차장은 만차였고 빈자리가 하나둘씩 날때까지 입구에서 기다려야 했다. 10여분정도 기다려 주차를 하고 수목원에 들어갔다. 수목원은 보행목교, 생태연못, 전시온실, 미로원, 수서생태원, 침엽수림원, 화목원1,2, 초화원, 활엽수원 총 10개소의 주제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서 제일 처음 나오는 관리동에는 '숲전시실'이 있다. 숲전시실에는 시청각자료를 관람할 수 있는 곳과 나무들의 향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하여 나무와 솔방울들을 이용한 목공예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귀여운 솔방울 목공예품에 빠져 한참동안 사진을 찍었다.
▲ 온실 열대식물들이 가득한 온실내부 관람길
수목원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던 '온실'안에는 열대식물들이 가득했다. 온실안은 바깥보다 온도가 높음은 물론 계속 물을 뿌려 습도 또한 높았다. 촉촉하게 젖은 열대식물들 사이를 걸으니 '열대우림속을 걷는 기분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대식물들 중에 개구리 느낌 나는 '렉스베고니아'를 보고는 징그럽다는 느낌도 받았다. 열대식물들이 가득한 온실은 오전 9시~ 오후 4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숲속도서관 화명수목원 곳곳에 비치된 숲속도서관
부산화명수목원 곳곳에는 작은 '숲속도서관'이 있다. 나무가 많은 곳에는 산소의 농도가 높아 인체에 필요한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여 상쾌함을 느끼게 해주며 뇌에 원활한 산소 공급으로 집중력 향상 및 이해력을 향상시켜 책을 읽기에 좋은 곳이다. 좋은 취지의 도서관이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 수목원과 화명동 숲속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화명동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 부산화명수목원의 꼭대기에 가면 '숲속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수목원의 전경과 화명동이 보이는데 이 날은 날씨가 맑았음에도 공기중에 먼지가 많아 화명동이 뿌옇게 보였다.
드 넓은 부산화명수목원을 한바퀴 돌았더니 오르락 내리락 운동도 되고 오랫만에 풍부한 산소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나에게는 예쁜길을 걷고 사진을 찍는것이 힐링이었는데 그늘 아래 자리펴고 누워 낮잠을 자는 사람들, 책을 읽는 사람들, 시원한 개울가에서 도시락 까먹는 사람들, 모두 각자 자기만에 방식으로 부산화명수목원에서의 힐링을 즐기고 있었다. 모두가 평화로운 부산화명수목원의 휴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