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빛 축제&와인 터널
▲ 청도 소싸움 경기장 벽화
이번 여행을 경북 청도로 결정하게 된 건 '프로방스 빛축제'에 가기 위해서였다. 빛 축제이니까 당연히 해가 진 다음에 관람을 해야하니 집에서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짐을 싸서 출발했다. 집에서부터 오늘의 숙영지인 운문댐 하류보 유원지까지는 약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거리라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 뒤 행사장으로 갈 계획이었다.
예정대로 청도 운문댐 하류보 유원지에 도착해 야영준비를 하고 컵밥으로 간단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스마트폰 지도로 프로방스 빛축제 행사장을 검색하니 여기서 약 50분 가량을 더 가야 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기로 마음 먹고 유원지를 나왔다.
시골길을 한참 달려가다가 오른쪽에 '청도소싸움테마파크'가 보였다. 청도는 소싸움으로 유명한 곳이니 테마파크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에 테마파크로 들어갔다. 평일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테마파크 주차장엔 1대의 차량도 없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가는 길에 소 싸움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헌데 입구에 도착해서 보니 문이 잠겨 있었고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30분으로 관람시간이 30분 가량 지나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테마파크 옆에 있는 '소싸움 경기장'으로 갔다. 종합운동장과 같이 웅장한 크기의 소싸움 경기장 안에는 소싸움과 관련된 벽화들과 청도의 명물인 소가 또 다른 명물인 감을 입에 물고 있는 조형물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 싸움 경기는 주말에만 열린다. 또한 개그맨 전유성씨가 청도에 내려와 만든 '코미디 철가방 극장'의 공연 또한 주말에만 열린다고 하니 평일에 청도를 여행함에 있어 아쉬움이 컸다.
▲ 와인터널 평일 져녁시간에 방문한 와인터널에는 행락객이 없어 조용했다.
소 싸움 경기장 건너편 마을이 프로방스 빛축제 행사장이다. 하절기라 해가 질 시간이 되지 않아 행사장에는 아직 점등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청도 관광지도를 보고서 프로방스 빛축제 행사장에서 가까운 와인 터널로 차를 돌렸다.
와인 터널 역시도 평일 저녁시간대라 그런지 관광객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와인 터널 앞 노점상들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고 여유롭게 혼자 와인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와인 터널은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은 정비하여 만든 와인 숙성고다. 청도에서 맛 볼 수 있는 와인은 '살라리안'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감 와인'이다. 청도 감 와인 살라리안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건배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대적사 극락전 보물 제836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와인 터널 입구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100미터 가량 올라가면 '대적사 극락전'이 나온다. 대적사 극락전은 보물 제836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극락전의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는데 가구 양식 등으로 미루어 17~18세기경에 건립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극락전을 보기 위해 대적사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사찰안에 키우고 있는 개가 너무 크게 짖어대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하고 쫒겨 나왔다.
▲ 포시즌 가든 청도 프로방스 빛축제
와인 터널과 대적사 극락전에 다녀오니 해가 지기 시작했고 프로방스 빛 축제 행사장에 도착하니 전구들이 모두 점등이 되어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둘러본 행사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에버랜드에서 봤던 야간퍼레이드와 같은 느낌이다.
프로방스 빛축제 행사장의 또 다른 이름은 '포토랜드'다. 이름답게 지천이 다 포토존이다. 특히 연인들을 위한 포토존이 많았는데 많은 볼거리를 기대하면서 혼자 행사장을 방문한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빛축제 행사장의 가장 큰 볼거리는 '포시즌 가든'이다. 동산이 모두 빛으로 물든 이 포시즌 가든은 구역별로 4계절 테마동산을 만들어 놓았다. 프로방스 빛 축제가 다른 지역축제들과 달리 1년 내내 행사를 할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또한 행사장 옆으로 지나는 경부선 철도에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갈 때면 기찻길 옆에서 느낄 수 있는 운치를 함께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빛 축제 행사장을 빠져나와 다시 50분 가량을 달려 운문댐 하류보 유원지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식당이 있으면 먹을거리를 좀 사오려고 했는데 워낙에 시골길이 이어져 아무것도 사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