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30. 2018

아슬 아슬 라인타기

[브런치 단독]대기업 사원의 직장일기(27)

나는 입사 이후 여러번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 대부분이 성과에 대한 보상부분이었는데 해외여행의 기회였다. 나는 서른셋이 된 지금까지도 해외는 커녕 아직 제주도도 한번 가보지 못했다. 비행기를 타본 것도 스물일곱의 나이로 우리 회사에 입사해서 서울출장때 타본게 처음 비행기를 타본 거였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것을 알게된 동료들은 '비행기를 탈때 신발 벗고 타는거다.' 등의 농담을 하면서 나를 놀려대곤 했었다. 


그런 나에게 해외여행의 기회가 두번이나 있었는데 결국 그 기회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뭐 지금은 마음으로는 '나의 것이 아니었기에 안돌아 온것이겠거니..' 하고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있지만 당시에 나는 정말 화가 났었다.  


첫번째 해외여행 기회는 중국 출장이었다. 우리 회사는 내수시장만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해외출장 기회는 1년가야 한번 있을까 말까 할정도로 귀한 출장이다. 임원급들쯤 되면 해외 전시회나 세미나를 다녀오곤 하지만 읿만 아래직원들에게 해외출장이란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기회다. 그 마저도 본사에 근무하는 인력들이 그런기회를 주로 다 가져가므로 지역본부 근무자는 더더욱이나 힘들다. 그런데 나에게 기회가 왔던 것은 당시 6개월간 진행된 사내 전산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에 지역본부 대표로 내가 본사에 올라가서 프로세스 설계를 하고 업무 표준화하는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고 덕분에 그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났다. 그 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해당 프로젝트 PM을 담당하던 부서 팀장님이 어렵게 해외출장 인원 T/O 하나를 우리팀에 내려주었다.  


중국출장은 나와 같은 팀, 같은 파트에 근무하는 다른 동료가 가게 되었다. 당시 지역별 별도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지역 몇군데씩의 조직이 통합되어 '지역본부' 체제가 가동되던 때였다. 우리팀에서 우리 파트 구성원들은 나만 빼고 다 함께 근무하던 사람들로 구성되었었는데 파트장 역시 그 무리들중 한명이 되었고 그렇게 중국 출장의 기회는 나에게까지 내려오기전에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나는 처음에 그 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몇주가 지나고 나니 그 출장기회가 원래 내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술자리에서 파트장은 나에게 '넌 젊으니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을거잖아.' 한마디로 그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두번째 해외여행 기회는 그 후로 부터 3년이 지난뒤에 있었다. 회사 창립이래 이렇게 큰 보상의 기회는 두번 다시 없을거다. 이번 출장. 아니 여행은 '세부'였는데 이 건 업무를 보기 위한 출장이 아니라 우리 회사와 우호관계에 있는 모 협회에세 지원을 한거였고 우리 본부에 있는 영업팀 하나가 우리회사 최고의 성과팀으로 선정이 되어 그 팀에 T/O가 5개 돌아갔다. 전사에서 부러울만한 일이었다. 


그 영업팀에서는 회의 끝에 영업팀에서 대표 1명만 가는 걸로 하고 나머지 4개는 본부 각 팀별로 배분을 했다. 평상 시 해당팀에 도움을 줬던 그 지역 담당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 지역 지원 담당은 내가 담당이었다. 그런데 기 기회역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 기회는 나에게서 중국 출장의 기회를 중간에서 가로채 자기 사람에게 준 파트장이 직접 가게 되었다.  


그렇게 회사안에서도 '내 식구 챙기기'가 만연하다. 그게 바로 '정치'로 발전하고 썩은 문화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 정치세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 중요한건 그 모든 걸 해당 팀장, 본부장들은 눈감고 귀막고   있는다는 사실이다. 아마 그런 부분을 입밖으로 내는 사람이 있다면 '나라 팔아먹은 놈' 취급을 받는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작가의 이전글 여자는 이뻐도 욕먹고 남자는 일 잘해도 욕먹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