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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28. 2021

이 빵을 먹으면 내가 바로 '임금님'

[EP.5] 앙꼬없는 내시빵?!

글쓰는 노이작가님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채 다시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아침일찍부터 촬영을 준비하느라 밥도 못먹고 촬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바로 근처다. 눈을 돌려 찾아봤다.


매번 집에서 내외동 시내쪽으로 갈 일이 있으면 항상 지나는 길이다. 길가에 이런 저런 가게들이 있는 건 알았는데 신경써서 보지 않아서 몰랐다. 이름이 특이하다. '임금님빵'이란다. 전국 어딜가도 유명한 관광지에 가면 별의 별 빵들이 다 있다. 맛은 거의 다가 비슷한데 모양만 조금씩 달리한 지역빵들이다. 그런데 임금님빵은 처음이다. 그래서 불쑥 가게로 들어갔다.


그냥 그런 카스테라 맛의 지역빵이 아니었다. 붕어빵처럼 빵틀에 따끈 따끈하게 구워내는 맛있는 임금님빵에 치즈가 들어간 왕비빵도 있다. 재미있었다. 어떻게 지역에서 이런 빵을 개발해서 판매하게 되었는지 사장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가야 임금님빵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큰당신과 작은당신



큰당신,작은당신 : 안녕하십니까?

정지윤 : 반갑습니다.

큰당신 : 이번에는 빵집에 왔습니다. 가야임금님 빵집, 가야왕도 김해와 아주 어울리죠? 사장님 빵집 이름을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정지윤 : 제가 오랫동안 식품업을 했었어요. 뭘할까? 고민하다가 김해지역에 특별한 빵이 없어서 가야임금님빵, 김수로왕이 바로 옆에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김해를 좀 알리고 싶어서 그렇게 지었어요.

큰당신 : 네, 큰의미를 가지고 창업하신거군요?

정지윤 : 맛도 임금님빵 이름답게 맛있어요.

작은당신 : 이 지역에 다른 외국 관광객분들이 오시면 임금님빵을 꼭 드셔봐야갰네요.

정지윤 : 저희집에 주말에 외국인들이 많이 오세요.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모양이에요. 광고는 안했는데, 한번 드신분들은 멀리서도 많이 오세요. 부산이나 서울에서 오신분들도 있고, 여기 주변에 한옥체험관이 있다보니 거기서 주무시고 오시더라구요.

큰당신 : 사장님 빵소개도 좋은데, 사장님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릴게요.

정지윤 : 저는 부산에서 살다가 김해온지 30년 됐어요. 앞전에는 식품회사를 운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음식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희집에는 주로 거의다 제 손으로 직접 만든게 많아요. 대추차라던지 팥빙수라던지 수제가 많습니다. 손님들에게 맛있는걸 드리는게 제 나름대로의 사업철학이라고 할까요?

작은당신 : 성함은 혹시..?

정지윤 : 정지윤입니다.

큰당신 : 정지윤 사장님 김해에 오신지가 얼마나 되셨어요?

정지윤 : 고향은 함양 산청이고 김해온지 30년 됐으니까 반평생을 살았죠. 김해는 고향이나 다름없어요.

큰당신 : 김해에 어떻게 오시게 되셨나요?

사장님 : 그래서 제 고향이나 다름없어요. 사실 정스럽고 제가 서울에도 조금 있었거든요. 식품일 한다고 서울도 생활 한 몇 년간 해봤는데 그런 것이 기억이 나요. 그래서 김해에서 뭔가 알고자 해가지고 왔습니다.         

큰당신 : 옛날에 처음 오셨을 때 30년 전에 오셨는데 그때 김해가 어땠는지 잠깐 이야기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정지윤 : 그때는 김해 여기가 중심지였어요. 이 도시 상업지역이였고 아주 활발하게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곳이 였고, 그랬는데 지금은 분산되가지고 내외동하고 삼방동하고. 여기는 옛날 그 시절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야 되나? 유지를 하고 있다고 해야 되나? 발전이 없는.. 그렇지만 5일장이 있습니다. 장날 되면 약간 시골스러운 맛이 있고,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동네?     

작은당신 : 옛날 것들을 간직하고 있는 그런 곳이네요.     

작은당신 : 여기 넘어가면 봉리단길이라고 예쁜 집들이 많아요. 카페있는 거리도 있고 젊은이들도 많이 다니고 그런 게 있어요.     

큰당신 : 우리 사장님이 김해의 산 역사네요. 특히 이 동네는,     

정지윤 : 여기 김수로... 어른들이 계시잖아요.     

큰당신 : 임금님이 계시니까 빵도 임금님 빵집이고 그렇죠?     

정지윤 : 위원님들이 오셔가지고 빵을 먹어도 기분이 좋다고 하시고 ‘임금이 된 기분이다.’     

큰당신 : (이정재 성대모사)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사장님, 그런데 요즘 가족들끼리도 얼굴 못보는 코로나 시대가 되었잖아요?     

정지윤 : 네.     

큰당신 : 코로나 시대가 된지가 벌써 지금 올해 6개월, 반년이 지났는데      

정지윤 : 반년이 지났죠. 슬퍼요.     

큰당신 : 코로나가 오고 나서 이제 그전과 지금이 또 생활이 좀 어떻게 달라지셨어요?     

정지윤 : 많이 달라졌죠. 그리운 얼굴도 못보고, 첫째로는 인간관계 이런 것들이 너무 멀어지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슬퍼요. 뭐 경제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또 되는데, 인간과 접촉을 해가지고 이런 나눔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서로가 안되니까, 저도 자식 못 본지 6개월 됐어요. 서울에 있는데, 엄마 못 본지도 6개월 됐어요. 그래서 이것이 저는 삶에서 돈도 중요하지만 삶의 질이 뭔가 이런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고 만나고 이게 행복인데 그런 것들이 안되니 제일 슬퍼요.  

큰당신 : 가족끼리도 요즘에는 만나기가 참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가지고 저희가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얼굴 뵙고 이렇게 인사하면 참 좋은데, 이렇게 다 가리고 하니까 이 잘생긴 얼굴을 못 보여줘서 진짜, 이 왕이 될 상을 못보게 해드려가지고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작은당신 : 제가 봤을 때는 전혀 왕이 될 상이 아니고...     

정지윤 : 저희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이 '왕비가 없다' 하셔서 '제가 왕비입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최근에 개발한 왕비빵이 있어요.     

작은당신 : 아~ 개발되었네요.     

정지윤 : 네. 인기가 또 많습니다.     

큰당신 : 다음에 오면 여기 왕비 사진도 걸려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정지윤 : 저기 보면 입구에 수로왕께서 허황후 공주님을 맞이하는 그림도 있잖아요.     

큰당신 : 사장님한테 김해는 어떤 도시입니까?     

정지윤 : 김해는 제 삶의 반을 보낸 도시죠. 그리고 많은 체험도 하고 예쁘게 나이 먹어서 마감할 때 까지 살거에요. 제가 (보기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큰당신 : 전혀 그렇게 안보이세요. 누나라고 불러야 될거 같은데요.     

작은당신 : 저희도 나이가 많아가지고.     

정지윤 : 어떻게 사느냐 보다는 어떻게 늘어가느냐, 어떻게 곱게 늙어서 내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냐, 그런 것을 많이 생각하는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남한테 부끄럽지 않게 제가 이 삶을 마감할 때,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이게 제 삶의 목표에요. 사실은.     

큰당신 : 사장님은 이대로만 그냥 쭉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작은당신 : 쭉~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지윤 : 큰 욕심 없이 최선을 다해서 살다 보면 더 좋은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큰당신 : 임금빵 왕비빵 그 다음에 또 이제 세자빵 등 여러가지 빵이 다 나올 때까지!      

정지윤 : 내시빵도 하라던데요?     

큰당신 : 내시빵! 내시빵은 이상하게 뭔가 없어 보이잖아요.     

정지윤 : 내시빵에는 (앙금 같은것들을) 아무 것도 넣지 말래요.     

큰당신 : 사장님 이야기 들으니 너무 즐겁네요. 이게 진짜 빨리 코로나 끝나가지고 이게 진짜 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왔다 갔다 좀 활기찼으면 좋겠는데요. 그렇죠?     

정지윤 : 언제든지 오세요. 빵을 제가 무료로 드릴게요.     

작은당신 : 빵을 무료로 주시면 안되고 사드셔야 합니다.     

큰당신 : 큰 무료 아닙니다. 여러분~


      



빵과 커피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사장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사장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배를 채운게 아니라 따뜻함으로 마음이 채워졌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은 이런모습이 아닐까 싶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이, 우리 지역의 특색있는 브랜드 빵을 파는 가게가 있다니 놀라웠다.


이런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몰랐을지도 모르는 가야 임금님빵! 여긴 정말 추천이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여기는 꼭 가서 먹어봐야한다. 먹어봐야 맛을안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https://youtu.be/Uw2T7b1Wk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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