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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28. 2021

코시국 직장을 잃어버린 어르신의 하루일상

[EP.6]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

수로왕릉 뒷쪽에는 드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진 수릉원이 있다. 수릉원에서는 가끔 축제나 문화 행사등이 열리기도 한다. 수릉원 앞에는 한옥체험관과 더불어 김해민속박물관도 함께 있어서 한번쯤은 놀러오기 좋은 곳이다. 


우리가 이 방송을 촬영한 시기는 6월말, 막 더위가 시작되는 시즌이다. 낮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태양이 뜨겁다. 역시나 수릉원에서도 더위 때문인지 나무 그늘 밑이나 수릉원 입구에 있는 전망대 그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전망대 2층으로 올라갔다. 위로 올가가면 탁 트인 수릉원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분성산도 보인다. 날씨 좋은 날 앉아서 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곳이다. 역시나 올라간 2층에는 많은 어르신들께서 무더위를 피하고 계셨다. 


쉬고 계신 어르신들께 인터뷰를 시도했다. 몇분은 카메라가 부담스러워 인터뷰를 거절하셨고 그 중에 한 어르신께서 관심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우리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과도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분성산과 수릉원이 보이는 수릉원 전망대, 그늘이 시원하다.



큰당신 : 어르신 혹시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장우성 : 코로나 때문에 퇴직 해가지고 집에 있으니까 외롭고, 또 밖에 나와가지고 바람도 쐬고, 나이들면 퇴직 하는건 당연한데 쓸쓸하고,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놀고 있습니다.     

큰당신 : 혹시 어느 동네 사시는지? 성함이랑 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장우성 : 김해시 대성동 사는 장우성이라고 합니다.     

큰당신 : 장우성 할아버님 무슨 일 하셨습니까?     

장우성 : 김해 00병원 미화부에 있었어요.     

큰당신 : 미화원으로 근무하셨다구요? 오래 일하셨어요?     

장우성 : 네. 6년 조금 넘게 했어요.     

큰당신 : 6년 동안 그러면 병원들의 세균들을 어르신이 싹다 없애버리셨겠네요?     

장우성 : 쓰레기나 그런거는 다 우리 미화원들이 처리합니다.     

큰당신 : 병원은 진짜 다른데보다 훨씬 더 깨끗해야 되거든요.     

장우성 : 네      

작은당신 : 혹시나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환자들이 감염된단말이에요. 그러면 엄청나게 큰일을 하신거잖아요. 우리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서..     

장우성 : 그래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안되고, 요새는...     

큰당신 : 그럼 언제까지 근무하신거에요?      

장우성 : 올해 3월달까지....     

큰당신 : 그러면 혹시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를 잃으신건가요?     

장우성 :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감축했어요.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이런 일을 안하려고 하니까 다시 일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는데...     

큰당신 : 병원에서 다시 부른다고 했다구요?     

장우성 : 다시 부를 가능성이 많아요. 젊은 사람들이 안할라하니까는.     

큰당신 : 요즘 젊은 친구들이 미화 일 이런 것들을 좀 많이 안하니까, 상대적으로 어르신분들이 이런 일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래서 또 다시 혹시나 '기회가 올 수 있다' 이런 생각하시고 계시는거죠?     

장우성 : 기회는 올 수 있다는거죠.     

큰당신 :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세요? 평생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사셨다가 지금은 좀 의도치않게 자신만의 시간이 많이 느셨잖아요? 하루를 그러면 요즘에는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장우성 : 그냥 밖으로 이렇게 나와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저녁에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가가지고 또 이야기하고, 이런 일이 있었다, 저런 일이 있었다, 이야기하고 그렇게 보내는거지 뭐.     

큰당신 : 지금은 가족분들하고 같이 사세요?     

장우성 : 네     

큰당신 : 그럼 혼자 사시지는 않고 집에 가면 항상 가족들이 있으니까, 대화 상대들은 있겠다. 그죠? 주로 어디를 이렇게 다니십니까?     

장우성 : 김해 시내 한번씩, 저 천문대도 올라가고 뭐.     

큰당신 : 천문대를 가신다구요? 천문대까지요?     

작은당신 : 천문대 높잖아요?     

장우성 : 올라갑니다.     

큰당신 : 체력이 상당하신데요. 저는 못 올라 갈 것 같은데요.     

장우성 : 올라갑니다. 우리는 충분히 갑니다. 등산삼아서 올라가고 다 올라갑니다.     

큰당신 : 아직 정정하셔가지고 뭐 미화일 같은거는 그냥 하실 수 있으실 것 같은데요. 그럼 코로나 많아가지고 사람들이 여행도 잘 못가고 많이 바뀌었잖아요. 생활이.     

장우성 : 생활이 많이 바뀌었지     

큰당신 : 어르신은 코로나 오기 전에 하고 지금 코로나 생긴 지금하고 이렇게 생활이, 일상 생활이 좀 뭐가 달라졌습니까?     

장우성 : 사람들을 많이 못만나는게 크지. 거기 있으면 모든 사람 다 만날 수 있는데 못만나니까는 조금 아쉽지.     

큰당신 : 사람들을 잘 못만나는게 제일 아쉽네요.     

작은당신 : 원래 평소에 이제 사람들 좀 만나고 이런걸 좀 좋아하시나요?     

장우성 : 사람들 만나면 서로 사는 이야기니, 뭐 별 이야기가 다 나오거든. 다 소화시키고 그리 하는데 요즘 그런게 없으니까는 그런 서너 사람 마음맞는 사람있으면 저 산에도 올라가고 가고 싶은데 한번씩 슬슬 돌아다녀요.     

작은당신 : 요즘 시간 좀 많이 나시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김해에서 여기는 꼭 가봐라' 한군데 추천하실 곳이 있나요?     

장우성 : 분성산이 저긴데     

큰당신 : 분성산이 제일 좋나요? 김해에서?     

장우성 : 천문대 쪽으로 그런데 올라가면 사람들 많이 오니까요.     

큰당신 : 어르신 고향이 김해십니까?     

장우성 : 저 부산입니다.     

큰당신 : 김해에서 혹시 얼마나 사셨어요?     

장우성 : 한 2~30년 살았나.     

큰당신 : 김해에 이렇게 오래 좀 사신 분들은 대부분 이삼십년 정도 사시는 것 같아요.     

작은당신 : 부산에서 오신 분들이 좀 많으신 것 같아요.     

큰당신 : 아무래도 부산의 위성도시다 보니까 저도 부산에서 왔거든요. 어르신은 김해에 살아보니까 어떠신가요? 부산 살다가 김해 오셨는데 좀 살아보니까 부산하고 김해하고 좀 살기가 어떠신 것 같으세요?     

장우성 : 김해가 살기가 좋죠.     

큰당신 : 김해가 좋다?     

장우성 : 그렇죠. 부산은 딱봐도 신도시라서 전부 아파트고, 난 아파트 싫어요. 아파트는 완전히 토끼장이고 사람 사는뎁니까? 딱 들어가면 자기집 문 닫아버리고, 안에서는 사람이 죽었나갔는지 살았나갔는지 모르고... 일반 주택에 사니까는 문만 열고 나오면은 사람들 다 아는 사람들이고 만나면 인사도 하고 사람 사는 재미가 있는데..     

큰당신 : 김해가 살기가 훨씬 좋네요?     

작은당신 :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그런 곳이다?     

큰당신 : 부산은 대도시라서 너무 빡빡하다. 김해가 조금 더 여유있고 이래서 살기가 좋다 이 말씀이신거죠?   

작은당신 : 김해 중에서도 분성산!     

큰당신 : 분성산이 최고다!     





오랜시간 함께 해온 직장을 잃은 어르신의 사연이 안타까웠다. 우리 집에 계시는 어머니도 연세가 많으셔서 이제 더이상 나라에서 주는 일자리도 받지 못해 아쉬워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우리 사회는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데 이런 노인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건지 이 또한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다.


김해 원도심 도시재생 지역을 다니다보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들도 종종 눈에 띈다. 어르신들께 커피 내리는 법을 교육해 카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곳, 어르신들의 전통방식을 이용해 참기름을 만들어 판다거나 다양한 방법의 상생 비즈니스를 하는 곳들이다.


소비하는 우리도 조금은 이런곳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듯 하다. 이왕 소비하는 거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뿌듯한 일이 아니겠는가?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https://youtu.be/nrRfuYc7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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