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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28. 2021

집 같이 편안한 도시 김해. 하지만 떠나고 싶어요.

[EP.16]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고3들의 생활

지난 겨울 봉리단길 가운데 있는 나무는 커다란 트리가 됐습니다. 지금은 여름이 되면서 주민들의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요. 봉리단길 삼각지에 있는 나무 아래에서 예쁜 카페를 찾고 있는 10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참으로 특별한 시국에 고3을 맞이한 학생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어쩔수 없는 '아재'가 되어버렸구나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나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즐거웠습니다. 요즘 친구들의 생각도 잠시나마 들어볼 수 있었어요.








봉리단길에서 예쁜 카페 찾던 10대들을 만났습니다.


   

백상훈 : 저는 김해 삼계에 살고 있는 백상훈이라고 합니다.     

차유진 : 저도 김해에 살고 있는 차유진이라고 합니다.     

큰당신 : 백상훈씨, 차유진씨, 두분은 혹시 어떤 사이신가요?     

백상훈, 차유진 : 친구...      

큰당신 : 두분 학생이세요? 대학생인가요?     

백상훈, 차유진 : 고등학생이예요.     

큰당신 : 학교 요새 안가죠? 가나요?     

백상훈, 차유진 : 가고 있어요. 3학년만 가요.     

큰당신 : 고3이시네, 고3이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네요. 고3인데 주말에 여유가 있나요?     

백상훈 : 시험이 끝난 주라서 놀러나왔어요.     

작은당신 : 이번 주에 시험치고 끝난거죠?     

큰당신 : 약간 자유로울 때네요?     

작은당신 : 6월이면 기말 고사죠?     

백상훈 : 이제 중간 고사예요.     

큰당신 : 대학생들이 기말고사죠!      

작은당신 : 대학교 졸업한지도 오래되어서..     

큰당신 : 아재들이라 잘 몰랐어요. 두분은 다 삼계에서 오신거에요?     

백상훈 : 저는 삼계고      

차유진 : 저는 내외동이예요.     

큰당신 : 삼계랑 내외동이 여기보다 시내잖아요?     

작은당신 : 시내라는 말을 써요?     

차유진 : 신도시?     

백상훈 : 신도시라고 해요.     

큰당신 : 시내라는 말을 안쓰고 신도시라는 말을 써요? 그럼 신도시에 살고 계시면 여기는 구도심이잖아요. 여기는 어떻게 놀러오셨는지?     

차유진 : 여기 카페거리라서 카페 유명한거 찾아 다녀요.     

백상훈 : 예쁜 카페 찾다가 왔어요.     

작은당신 : 찾고 있는거죠?     

차유진 : 못 찾았어요.     

큰당신 : 아직 이쁜 카페를 못 찾았네요?     

백상훈 : 자리가 없어서...     

큰당신 : 요즘에는 10대들에게 어떤 카페가 핫하나요?      

백상훈 : 감성?     

차유진 : 빈티지?     

큰당신 : 그런데 10대에게 빈티지는 뭔지 궁금한데, 어떤 느낌이 빈티지라고 할 수 있죠?     

백상훈 : 낡음에서 오는 멋?     

차유진 : 오~     

작은당신 : 뭔가 철학적이네요.     

큰당신 : 글쓰는거 좋아해요?     

차유진 : (이 친구가) 문과예요.     

큰당신 : 역시! 문과니까 낡음에서 오는 멋! 유진 친구가 생각하는 빈티지는 뭔가요? 빈티지가 멋있다고 하는 것 동의하시는거에요? 낡은 것 같은 새거! 김해가 문화도시 사업을 준비하면서 슬로건이 오래된 미래거든요.  약간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죠.     

작은당신 : 무슨 이야기죠 그게?     

큰당신 : 미래가 어떻게 오래되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오래된 미래를 지향한다는 도시거든요. 약간 빈티지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아까 사진관처럼,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학교도 잘 안가고 시작을 특이하게 했잖아요? 10대 친구들에게 코로나는 지금 어떤 삶의 변화를 줬나요?     

백상훈 :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도 못가고, 불편한 것도 있고 심심한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어요.     

차유진 : 마스크가 제일 불편해요. 학교에서 마스크 절대 못벗게 해서요.     

큰당신 : 밥은 어떻게 먹어요?     

차유진 : 식당에 칸막이 치고 먹습니다.     

큰당신 : 학교가면 마스크를 절대 못벗네요?     

백상훈 : 들어갈 때도 열 재고 들어가고.     

큰당신 : 열이 조금 높으면 집에 보내는거에요?     

백상훈 : 병원으로 부모님 불러서...     

차유진 : 코로나 검사해요.     

큰당신 : 직장은 안그러잖아요?     

작은당신 : 사무실에서 마스크 착용이 원칙인데, 직장이 학교처럼 통제되는 그런게 아니잖아요.      

큰당신 : 여기는 바로 병원으로 보낸다잖아요. 친구들 주변에 코로나 걸린 친구들 아직 없죠?     

차유진 : 아직 없어요.     

큰당신 : 오랜만에 학교를 가니까 친구들 만나서 기분은 좋겠습니다. 고3이라서 부담은 되겠지만, 두분은 고향이 김해인가요?     

백상훈 : 저는 김해예요.

차유진 : 저도요.     

큰당신 : 둘다 김해네요? 나에게 김해는 어떤 곳인가요?     

차유진 : 집 같은 곳!

백상훈 : 저도 편안한 곳?     

큰당신 : 두분도 졸업하면 김해를 떠날 건가요? 혹시 계획이 있나요?     

작은당신 : 고3이니까 어디 대학교 가고 싶다 이런?     

큰당신 : 대학교 어디를 가거나 목표가 있을거잖아요? 김해에서 살고 싶어요? 아니면 떠나고 싶어요?     

백상훈, 차유진 : 떠나고 싶어요.     

큰당신 : 떠나고 싶어요? 집 같은 고향인데?     

차유진 :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어요.     

작은당신 : 집같은 곳인긴한데 집이 썩 좋지는 않다?     

큰당신 : 집을 떠나고 싶다? 큰 곳으로 가서?      

작은당신 : 더 많이 경험도 하고.     

큰당신 : 큰 도시에서 살고 싶다 이런 이야기네요.





대체적으로 김해에서 오랜시간 살아온 사람들에게 김해는 아주 살기 좋은 도시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김해에서 태어나고 자란 10대에게 김해는 '떠나고 싶은 도시'였습니다. 왜그럴까요? 더 큰 도시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그만큼 우리 김해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에는 환경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야기겠지요?


안타깝지만 현실이기에 이 10대 친구들에게 김해에 살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줄수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더 많은 경험을 해본뒤에 돌아와도 괜찮으니까요. 큰당신 역시도 20대 시절 7년여를 타지에서 보내며 김해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경남지역 2~30대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비단 경남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자라나는 10대들이 계속해서 집을 떠나지 않고 살수 있게 하려면 그만한 매력이 넘치는 도시가 되어야겠지요? 함께 고민해봐야할 문제인듯 합니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https://youtu.be/QIe3hgUdX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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