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28. 2021

어쩌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되어 버렸나?

[EP.17] 학교가 너무 재미없어요.

김해를 떠나고 싶은 10대들과의 인터뷰 후 또 다른 10대 소녀들을 만났다. 인터뷰에 응하긴 했지만 부끄러움이 많아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소녀들의 입을 열어볼거라며 30대 아재 둘이서 힘겹게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 어쩌면 소녀들을 짓궂게 괴롭힌 건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은 중간고사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기분 전환할겸 나온 봉리단길. 역시나 예쁜 카페를 찾아갈거라고 한다. 10대들에게는 카페가 정말 핫한 놀이터가 된것 같다. 우리 어릴적에는 경치좋은 곳에 커피 자판기가 있으면 그곳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기능이 전부 카페로 옮겨진것 같다.








부끄럼 많이 타는 10대 소녀들과의 인터뷰


    

강보경 : 안녕하세요? 저는 김해에서 사는 강보경입니다.     

박가은 : 저는 박가은입니다.     

큰당신 : 두분은 어떤 사이인가요?     

강보경, 박가은 : 친구사이요.     

큰당신 :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인가요? 어느 학교 다니시는지 물어봐도 되요?     

강보경, 박가은 : 가야고에 다닙니다.     

큰당신 : 경원고는 저기 내외동에 있죠. 가야고는 어디있죠?     

강보경 : 홈플러스 근처에 있어요.     

큰당신 : 홈플러스 근처? 내외동쪽에 학교가 몰려있네요. 두분은 지금 몇학년이세요?     

박가은 : 고3이예요.     

큰당신 : 두분도 고3이군요. 준비는 잘 되가시나요?      

강보경 : 네.     

큰당신 : 무슨 준비인지는 말씀 안드려도 알고 계시겠죠?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들었는데,    

작은당신 : 지금 놀러나왔는데 여기까지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나요?     

큰당신 : 아재라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조카들 같아서, 시험은 잘 봤습니까?     

박가은 : 아니요.     

큰당신 : 더 이상 물어보지 않겠습니다. 봉리단길은 자주 오나요?     

박가은 : 네.     

큰당신 : 봉리단길은 어떨 때 주로 찾게 되는 곳인가요?     

작은당신 : 시험을 망쳐서 우울할 때?     

큰당신 : 진짜 우울해지잖아요! 마스크 쓰고 있는데 우울한 표정이 보이잖아요?     

작은당신 : 방금 머리 위에 떠오른 거 읽었을 뿐이에요.     

큰당신 : 봉리단길은 어떨 때 오나요?     

박가은 : 그냥 기분 전환하러 카페 갈 때 와요.     

작은당신 : 학생들은 카페를 좋아하는구나. 저는 학교 다닐 때 카페가..     

큰당신 : 우리 때는 있었어요. 이런 말 하면 너무 라떼는 같은데, 옛날에도 요즘처럼 셀프 카페가 있었어요.    

작은당신: 그래요? 옛날에 학교 집밖에 안해가지고.     

큰당신 : 미팅하러 다니던 이런데였죠.     

작은당신 : 우리 이야기 그만해야할 거 같아요.     

큰당신 : 요즘 학교생활 어떻습니까?     

강보경 : 고등학교 재미없어요.     

큰당신 : 재미없어요? 학교다닐 때가 재밌지않나?     

강보경 : 코로나 때문에 학교 행사 다 취소되어서 공부만 해요.     

큰당신 : 행사 취소 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행사들이 취소되었어요?     

강보경 : 체육대회요. 수학여행이랑 수련회도 취소되고.     

큰당신 : 수학여행은 고2때 가는거 아니에요? 고3때 가요?     

강보경 : 고3때는 현장체험학습 가는 것도 있더라구요.     

큰당신 : 지금 두분은 고등학교 3학년이잖아요? 그럼 수학여행 다녀오신거 아니에요?     

강보경 : 맞아요.     

큰당신 : 그래도 현장체험학습 못가서 아쉬워요?     

작은당신 : 올해도 가고 싶은데?...     

큰당신 : 여행을 좋아하시나봐요? 두분은?     

강보경 : 맞아요.     

작은당신 : 좋아하는거 맞죠?      

강보경 : 진짜 좋아요.     

큰당신 : 진짜 좋아하는거에요?     

작은당신 : 우리가 대답을 강요하는거 아니에요.     

큰당신 : 지금 우리 못된 삼촌 같잖아요.     

작은당신 : 빨리 좋아한다고 이야기해! 이런 것 같아서.     

큰당신 : 두분은 고향이 김해인가요?     

강보경 : 네     

박가은 : 저는 마산이에요.     

큰당신 : 언제 김해로 이사왔어요?     

박가은 : 기억도 안나는데 어렸을 적?     

큰당신 : 그럼 고향이 마산이라도 마산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겠네요? 다른 도시는 살아본적 없죠?      

박가은 : 네.     

큰당신 : 김해는 살아보니 어떤 도시인 것 같아요?     

강보경 : 그냥 살기 좋은 곳!     

큰당신 : 살기 좋은 곳?     

작은당신 : 김해시 노랫말 이런데 나올 듯 한 말이네요.     

큰당신 : 교과서에 나오는 대답, 로보트인줄 알았어요. 김해에 살면서 놀러 많이 간 곳이 봉리단길 말고 다른데 가는데 있어요? 어디로 많이 가요?     

박가은 : 내외동이요.     

큰당신 : 여기는 카페 때문에 오고, 내외동은 뭐 때문에 가나요?     

강보경 : 그냥 놀거리가 많아요. 노래방이랑 PC방이랑 그냥 그런 곳이 많아가지고요.     

작은당신 : 요즘에도 노래방 많이 가나요?     

강보경 : 네.     

큰당신 : 요즘 코노가잖아요?     

강보경 : 코노요?     

큰당신 : 코인 노래방! 이런데 가죠?     

강보경 : 아니요.     

큰당신 : 그냥 노래방?     

강보경 : 네.     

큰당신 : 저희도 사실. 노래방 엄청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는 이야기 많아가지고 노래방을 저희도 자제하고 있거든요. 요즘에 노래방가면 방역이 잘 되어 있어요? 위험하지 않아요?     

강보경 : 소독을 한다는 말은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큰당신 : 노래방가도 마이크 쓰고 노래합니까?     

강보경 : 커버 씌워서요.     

큰당신 : 둘중 노래를 누가 잘해요?     

박가은 : 제가 못해요.     

작은당신 : 약간 눈치챈 것 같은데.     

큰당신 : 노래 안시킬거에요. 걱정하지마요. 설마 여기서 노래 시키겠어요? 요즘에 노래방에서 10대들한테 인기있는 가수나 노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강보경 : 아이돌 노래가 인기많죠.     

큰당신 : 저희도 아이돌 좋아해요. 그래서 물어보는 거에요.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다. 맞다. 하지만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다.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며 사회성도 기르고 친구도 사귀고 10대시절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도 하는 곳이다. 수학여행 때 얼굴이 낙서한 기억. 코밑에 치역 발로놓고 깔깔거렸던 기억 등 누구나 다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학창 시절의 추억이 떠오를거다.


그런 10대 시절을 이렇게 코로나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그냥 대학을 가기위해 공부만 하고 있는 학생들이 안스러웠다. 그 나이에 꼭 해야하는 경험들이 많은데 그걸 못하는건 너무 아쉬운 일이다. 소중한 추억 만들 시간을 뺏기는거니까. 얼른 이 시국이 끝아야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그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더 많이 만들수 있도록 말이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https://youtu.be/TFALIE3WIs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