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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투툼 appatutum Jul 28. 2021

나 보다 더 김해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EP.15] 김해는 내가 계속 살아갈 곳

이제 본격적으로 봉리단길이 시작됐다. 봉리단길엔 핫한 식당들과 카페들이 많다. 좁은 길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이어진다. 새로 생긴 가게부터 아주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도 많다. 그 중에 봉리단길에 딱 하나밖에 없는 사진관앞에 도착했다.


이름도 특이하다. 갈나무 사진관. 매번 지나갈때마다 눈에 띄던 가게였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안으로 들어갔다. 딱봐도 젊어보이는 청년 사장님께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날씨도 더웠는데 에어컨이 켜진 사진관 안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봉리단길에 단 하나뿐인 사진관인 갈나무 사진관



최장원 : 안녕하세요? 저는 갈나무 사진관에서 사진 촬영하고 있는 실장이에요. 여기서 사진찍고 있습니다.

작은당신 : 드라마에서 나오는 실땅(장)님!     

큰당신 : 댁도 여기 근처에 사시나요?     

최장원 : 저는 김해 내외동에 살고 있어요.     

큰당신 : 말투가 여기 분이 아닌 듯 한데요?     

최장원 : 서비스 직을 하다보니까 부드럽게 이야기하려고 하네요, 카메라 앞이기도 하고요.     

큰당신 : 방송용 말투인거죠? 원래는 아닌데?     

최장원 : 전화받거나 손님하고 이야기할 때 이런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작은당신 : 나는 왜 그게 안되지?          

큰당신 : 고향도 김해시인거에요?     

최장원 : 네. 원래는 부산이구요, 김해에 어릴 때 와서 고향이나 마찬가지고, 학교도 다 김해에서 나오고 친구들도 동네에 있습니다.     

큰당신 : 보통은 김해시 같은 경우는 부산의 위성도시, 그러다보니까 학교를 졸업하면 김해를 떠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잖아요?     

최장원 : 근데 김해는 다 김해에 계신 것 같은데?     

큰당신 : 친구분들은 다 김해에 계신가 보네요?     

최장원 : 네. 제가 전국으로 다닐 일이 많아 가지고, 어릴 때부터 많이 가봤는데, 김해 만큼 살기 좋은 동네가 없는 것 같아요.     

큰당신 : 김해에 대한 애착이 있네요.     

작은당신 : 실례가 안된다면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요?     

최장원 : 저는 올해 37입니다.     

작은당신 : 우리(큰당신과 작은당신)가 여기에 친구가 없는 것 아닌가요?     

큰당신 : 그럴 수도 있죠. 세대에 따라서 또 다를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실장님은 김해에 자리잡고 살고 계시고, 김해에 댁도 내외동으로 지금은 김해의 가장 시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내외동을 뿌리치고 봉리단길을 선택해서 창업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최장원 : 원래 운영하던 스튜디오가 수로왕릉 앞에서 오래 했었어요. 그러면서 이쪽 동네를 많이 알고 있었고, 다른 지역처럼 도시재생이 되면서 골목 문화가 생겨서 이런데다가 사진관을 해보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먹고 여기 3일만에 오픈한 것 같아요.     

작은당신 : 창업을 3일만에요?     

큰당신 : 그게 가능한가요?     

최장원 : 네. 계약하고 공사하는데 한 3일 만에 오픈했어요.     

큰당신 : 그 정도면 인테리어 일을 하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최장원 : 원래 스튜디오 할 때 세트를 매일 바꾸니까 같이 작업하시는 목수님들이 있으셔서 같이 뚝딱 해버렸어요.     

큰당신 : 단골 거래처가 있으시군요. 김해에서 일을 계속 하셨으니까. 봉리단길에는 사진관은 여기 하나 밖에 없는거죠?     

최장원 : 네. 지금 현재는 그런걸로 알고 있어요.     

큰당신 : 상권에 독점하셔서. 얼마나 되셨죠? 여기가?     

최장원 : 2년 다되어 가는 것 같아요.     

큰당신 : 2년동안 봉리단길에서 사진관을 해봤을 때 어떠신 것 같습니까?     

최장원 : 일단 젊은 분들이 많이 오시는 공간이라서 젊은 분들하고 소통하는게 제일 좋았던 것 같구요. 어르신들이 옛날 사진 가지고 오세요, 그런 것 보고 복원해드리는 것도 재밌고요. 손님분이랑 그전에 찍던 특성이랑 달라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는게 그런게 재밌는 것 같아요.     

작은당신 : 그전에는 어떤 사진을 주로 찍으셨나요?     

최장원 : 그전에는 아기 사진이랑 가족사진을 촬영 했었어요.     

작은당신 : 아기들 사진 찍는거 너무 힘들잖아요.     

큰당신 : 사진 업계에서는 힘들다고 소문난 촬영이죠.     

최장원 : 그런데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큰당신 : 아기 사진촬영 하려면 언변과 리액션을 되게 잘 하셔야하죠?     

최장원 : 우르르 까꿍을 잘 해야합니다.     

작은당신 :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제일 힘든게 아기 사진촬영 같아요. 사진 업계에서요.      

큰당신 : 웨딩도 만만치 않죠?     

작은당신 : 웨딩은 그래도 내가 숙달되면 되는데 아기 사진은 그거랑 상관없잖아요.     

최장원 : 오늘도 웨딩촬영 갔다 왔는데, 웨딩 촬영이 더 힘든 것 같아요.     

큰당신 : 웨딩도 까다로운 고객들이 많을 거에요.     

최장원 : 아무래도 생애 한번 하는거니까 훨씬 더 긴장도 되고, 매 촬영을 긴장해서 하는데 웨딩 촬영은 유독 더 심한 것 같아요. 

큰당신 : 코로나인데도 웨딩 촬영이 있긴 있나보네요?     

최장원 : 다행이죠.     

큰당신 : 요즘 상당히 웨딩 시장이 축소되서 없잖아요.     

최장원 : 5월달부터 행사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5월 전에는 하나도 없었는데 5월부터 생기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웨딩이라든지 행사관련 업종도 활성화되어서, 마스크쓰고 하고 있으니까. 마냥 놀 수는 없으니까요.    

큰당신 : 코로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이 실장님께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최장원 :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 큰 차이는 없어요. 다른 분들은 마스크 쓰고 힘들게 하신다고 하는데 저희는 사진촬영하려면 마스크 다 벗고 해야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은 그런데로 다행인게 미미하게 제가 밖으로 나가는 촬영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가게에서 떨어지는 매출을 메꾸고 있어서 아직 까지는 괜찮은 것 같아요. 더 지속이 된다면 힘들어질 수는 있겠죠.     

작은당신 : 여기 계시면 밖에 다니는 사람이 보이잖아요? 그런 변화는 있나요?     

최장원 : 초기에는 많이 줄었었는데 요즘은 또 괜찮은 것 같아요. 김해시가 워낙 관리를 잘해서 그렇게 걱정하고 밖으로 안나오시고 그러지는 않은 듯 해요.     

작은당신 : 김해 자체가 청정구역(2020년 05월 기준) 같아요.     

큰당신 : 봉리단길 같은 경우는 부산에서 놀러 많이 온다고 하거든요. 이런 걱정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최장원 : 그 부분은 조금 달라진 것이 외부에서 오면 거의 사진찍으로 오거든요. 근데 작년에 비해서 다른 지역에서는 많이 안오는 듯 해요. 그 부분은 확실히 체감상 바뀐 것 같고 그 이유를 들어봤을 때는 창원이나 다른 지역에도 여러 길 생겨서 여기까지 안 오죠. 확실히 김해 분들은 아직까지는 많이 오는 듯 해요.     

작은당신 : 예전에 비해서 김해 사람들 비중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네요.     

최장원 : 비중이 높아졌다기 보다는 타지에서 오는 비중이 줄었다.     

큰당신 : 전체적으로 줄었는데, 김해는 그대로인데 외부에서 오는 사람은 잘 오는 것 같다.     

최장원 : 그래서 행사를 통해서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큰당신 : 김해에서 거의 제2의 고향처럼 사셨는데, 생각하시는 김해의 랜드마크는 뭐가 있을까요?     

최장원 : 갈나무 사진관?

큰당신 : 갈나무 사진관이 1등인데 2위는 어디인가요?     

최장원 : 연지공원부터 봉리단길로 이어지는 해반천 구간이요. 산책하면서 사진찍고, 김해박물관도 있고, 그쪽 길로 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작은당신 : 저도 가끔씩 이쪽 동네에서 일이 있어서 내외동쪽에서 걸어 오면 그 쪽으로 오거든요. 잘 되어 있더라구요. 저도 외부사람이다 원래 살던 동네보다 훨씬 잘 되어 있으니 와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큰당신 : 걷는 것 좋아하면 해반천 걷기가 참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뜨거운 날만 아니면 말이죠.     

최장원 : 예쁜 카페도 있고, 연인들 친구들 안가리고 오시기에는 좋은 듯 해요.     

큰당신 : 김해에 대한 자부심이 투철하신 분이네요. 나에게 김해는 어떤 곳인가요?     

최장원 : 평생 살 곳?     

큰당신 : 평생 살 곳? 그만큼 안떠나고 싶다는 말씀이죠?     

최장원 : 김해가 제일 편한 것 같아요. 모든 환경이 만족스럽습니다.     





정말 김해를 사랑하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 말에 딱히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김해는 부산과 창원 사이에서 물가도 나름 안정적이고 도시의 환경 인프라가 아주 좋다. 모든 동네마다 크기가 작더라도 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특히 하천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운동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가야 역사문화의 도시답게 박물관과 해반천, 그 위로 다니는 경전철을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한편의 그림이 따로 없다. 문구점에서 돈주고 사는 엽서에나 들어 있을법한 풍경이다. 그런 도시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https://youtu.be/iTxoW4uc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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