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를 넘어, 일의 본질에 대한 물음이 생겼을 때

by 기억 저장중
IMG_9AF5348DF5FE-1.jpeg 우리는 왜 일을 해야 하나

팀장이 6개월 동안 내 귀만 보며 말하던 때가 있었다. 눈은 전혀 마주치지 않고, 업무 지시는 메신저로 그리고 팀원들과 있을 때는 교묘하게 나를 보며 이야기하는 척하지만 분명 귀만 보았다. 한 달 한 달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배터리가 차오르듯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풀충' 되어갔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 하루하루 지친 마음을 나누고 함께 팀장 욕을 하며 그 자리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6개월이 흘러 팀장의 타깃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며 나의 퇴사 욕망은 '잠시 멈춤' 상태가 되었다. 만약 그때를 버티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과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에 질려서. 사람에 질리다 보니, 당시에는 내가 왜 이 직업을 이어가야 하는지, 나아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물음을 가지고 살아가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당장 집으로 데려왔다. 적어도 이 책은 진지하게 책상에 앉아 한 자 한 자 곱씹고 싶었기 때문이다.

IMG_87B0E1D087FF-1.jpeg 버티는 자가 승자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고민이 컸던 것 같다. 회사에 들어오긴 했는데, 재능 있고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동료들을 보며 '나는 이 길이 아닌가?' 그럼 나는 무얼 해야 하나 매일 고민하며 하루를 보냈다. 내가 지금 업무 관련 공부를 시작한다고 해서 저들을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겨우 내 나이가 이십 대 후반이었는데 말이다. 전의를 상실한 나는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다 중심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나만의 길을 찾으며 그렇게 십여 년간을 버텼다. 그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당시 날고 기던 이들이 다 다른 업계로 떠났고 어쩌다 보니 내가 이 업계에서 꽤나 짬이 있는 선배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냥저냥 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운 좋게도 과분한 자리들이 나에게 주어졌다. 이렇게 되리라 생각해 본 적 없던 인생이 꿈처럼 펼쳐졌다. 하지만 늘 실력에 비해 내가 있는 자리가 과분하다 여겼던 터라는 불안했다. 팀을 이끌고 팀원들을 가르치기에 나는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 느껴졌다. 그런 마음이 바탕이어서 더 잘 흘러갔던 것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생의 첫 실패를 맛보았다.

IMG_EA3D2187C4F1-1.jpeg 현재는 어떤가?

스스로 부족하다 느꼈었지만, 그래도 실패는 쓰라렸다. 좋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그 이후로 인간관계가 알아서 정리됐다. 내가 제일 쓰라렸던 부분은 명예도, 금전도 아닌 인간관계였던 것 같다. 지금은 다 필요에 의한 관계였었구나 하고 웃어넘길 수 있지만 그때는 이럴 거면 혼자 프리로 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 현재는? 했던 실패들을 반복 중이다. 이유는? 사람은 변하면 죽으니까. 그럼 앞으로는? 알면서도 또 실패하겠지, 적어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IMG_4BCD0A552162-1.jpeg 자기 주도적 인생을 위하여!

"끌려다녀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도 그리고 인생도" 이 책의 필자는 첨단 전자부품 제조업체 교세라 창업자이자 명예 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다. 그는 중학교와 대학교 입학시험 그리고 취직을 비롯해 뜻한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겨우 취업한 회사는 망하기 직전에 아무런 지원도 없는 부서에 홀로 배치된 사람이었다. 하지만 돈도 백도 없는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회사원이 이렇게 성공할 줄 누가 알았던가?

그는 [능력*열의*사고방식= 인생과 일]이라 주장하며 열정을 다해 한결같이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며 양의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모든 일이든 이룰 수 있다 다짐하고, 모두와 함께 일하고 기쁨을 나누며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가 그의 글의 요지였다.

누군가는 이 책이 단순히 성공한 CEO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시 나에게는 '왜 일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해 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평생 소설 외에 일본 작가의 책을 산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뭐,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 '왜 일해야 하는 가'의 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성공했구나~ 나도 긍정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정도는 느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이 정도 긍정사고로는 희망을 갖긴 어려워 보인다.

'원영적 사고' 정도는 돼야.. 일을 하지. 흠흠.. 다같이 주문을 외워보자.

"뭐야 이건 완전 럭키비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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