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쇼핑 명소(학생 편)

노잼으로 보일지라도 이 동네에서는 빅잼인 즐길거리

by 대치동 비둘기



아트박스, 올리브영, 다이소, 가챠몰(뽑기), 무인상점, 코인노래방, 스티커사진




이 동네(대치동)에 이사와

이마트에 게임팩과 아이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장난감류가 다른 지점에 비해

현격하게 적다는 것과 함께

이 동네가 노잼이라고 느낀 이유 중 하나는

'술'을 취급하는 식당조차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실은 이마트 역삼점에 주류 코너 크기는 꽤나 크다. 혼술족이 많은가)



아니,

이 동네 사람들이나 아이들은 본능이 없는 건가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노는 건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학부모의 시선에서 '유해환경'이 없다는 것은

자녀가 있는 가정이 거주지를 선택하는 데

더없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나 오락실, pc방, 숙박업소, 술집, 파티룸 등

유해환경의 수가 없어야 안전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겠지만

대치동에는 그런 부류의 장소가 없어도 너무 없다.






대치동의 밤

그런 노잼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기똥차게 즐길거리를 찾아낸다.

초등학생들이 찾지 않는 동네 놀이터는

(이전에 썼지만 학원 다니느라 바쁨)

저녁 시간 이후,

중고등학생들의 고민 상담소이자 연애의 장, 매점이 된다.

가끔 휴대전화에 대고 펑펑 울며 수화기 너머의 엄마로 추측되는 어른에게

정말 못하겠다고 주저앉을 듯 슬픔을 쏟아내는 상담의 장소이자,

공부량이 아무리 많아도 알아서 다 할 건 하는구나 싶은 알콩달콩 커플들,

편의점의 자리가 부족해 사온 컵라면 드으이 식사를

그네에 앉아 평온하게 즐기는 미식가들이 찾는 매점으로 변신한다.





엄카(엄마 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식비나 교통비를 아낌없이 지원받는 편이다.

비록 사용처와 금액이 엄마나 아빠에게

즉시 문자로 발송되겠지만

대치동에서 쇼핑에 있어서는 대부분 자유롭게 엄카를 쓰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솔직히 단가도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추측됨)


아트박스 대치점

은마 사거리 부근에는

아트박스와 올리브영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학원 식사시간이나 특히 마치는 시간이 되면

북적북적 정말이지 많은 손님들이 있다.




고작 아트박스가 쇼핑 명소라니, 라며 실망할 수 있지만

1층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매장은 꽤나 크고

자그마한 소품부터 문구류까지 없는 것이 없다.

이름 스티커나 사진을 인화할 수도 있고,

손금을 봐주는 기계도 들어와있다.

지하 1층 구석에는 캐릭터가 사람보다 크게 앉아 있는

벤치도 있어 눈치 보지 않고 쉬고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요즘 오프라인 문구점은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아트박스 대치점은 언제나 밝고 환하게

빛을 비추며 놀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할인금액이나 인터넷 가격과 비교하는 합리적인 소비층보다는

귀여워 보이고 필요하면 즉시 사는 소비층이 많은 듯 하다.




올리브영 역시 다른 지점과 비교했을 때,

밤 9시에서 10시 사이에 매출이 몰려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최근 인테리어 공사를 했는데, 그 이후 더 커지고

물건도 많아진 느낌이다.




실은 대치역 사거리에도 올리브영이 1층, 2층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두 지점이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올리브영을 찾는 주 고객층이

꽤나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끔은 2층 구석에서 사지도 않고 샘플들로 화장을 하거나

책가방을 깔고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주로 금방 골라 사가는 사람이 많은 듯 보인다.



다이소 역시 두 지점이 있었는데,

그 중 더 크고 단독 건물로 있던 다이소 건물에는

신축으로 엄청나게 큰 빌딩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다른 하나는 원래, 재건축 상가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공사로 인해 대치역 사거리의 퍼스트 빌딩 지하로 이사했다.

이 동네에서 잡화점과 백화점, 문구점의 역할을 하는 이곳은

단독건물로 있던 곳보다는 못하지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고 구경거리도 소소하게 많은 편이라

학생들도 자주 드나든다.



뽑기샵

올해는 가챠샵(뽑기샵)이 새롭게 생겼는데,

밖에서 보면 화려한 뽑기 기계들이

온통 매장을 채우고 있어서 위압감이 들기도 하지만

한탕주의까지는 아니어도

스트레스를 풀고 나의 운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곳이 되었다.

여기에서 뽑기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그렇게 자꾸 짠한 생각이 든다.

(실은 뽑기의 달인일지도)



무인 상점들도 대치동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무인 문방구는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포켓몬스터 카드를 최상단에 진열한다던지,

아이돌 굿즈를 진열한다던지,

저마다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인 아이스크림점은 꽤나 장사가 잘되는데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습관적으로 학교 마치면 매일 같이 들러야하는

한여름날의 우리 아이를 비롯해

단골 손님들이 많아 저마다 키오스크 이용법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처리 방법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쇼핑 명소는 아니지만

또다른 즐길거리로는 코인노래방과 인생네컷과 같은 스티커사진 가게도 있다.

가짜 술이나 물을 술과 섞어 팔기도 했다는 오명을 가진 노래방은 없지만,

건전하게 넣은 만큼 부를 수 있는 코인 노래방도 있다.

아마도 학원 사이사이의 길지 않은 시간동안 딱 한 곡에서 세 곡 정도 즐기기 위해

방문하기 안성맞춤인 곳들이다.

시간 단위로 결제하는 노래방에 비하면 비싼 편이겠지만,

스트레스 받았을 때 눈치 안 보고 소리 지르거나 소리내어 울어도

쳐다볼 이가 없어서인지 꽤나 인기가 많다.

소문에 이 동네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는 주인은

꽤나 많은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스티커사진 가게는 좋아하는 매니아층들은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으러 오고,

자기 사진을 거울 한 켠에 붙여 남겨두고 가기도 한다.

우정의 징표일까 사랑의 징표일까 잘 모르겠지만,

무엇을 입어도 무엇을 해도 예쁠 때라

오며가며 깔깔 웃는 모습마저도

어른의 눈에는 참 즐거워보인다.





다른 동네에서 놀아본 학생들이라면,

이 정도 재미는 노잼이겠지만

워낙 재미가 없는 동네이다보니

여기에 있다보면 다른 곳에서는 평범한 곳들이

가장 핫하고 최고의 즐길거리와 쇼핑명소인 듯한

착시현상이 나타난다.



나 역시도 아이를 데리고,

별로 갈 곳도 놀 곳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이소나 아트박스를 가자거나

그곳에서 선물을 고르게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기분 좋은 코스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대치동에 자녀를 학원보내는 학부모라면

코인노래방, 아트박스, 올리브영, 다이소, 가챠몰(뽑기), 무인상점 중

주기적으로 카드 이용내역에 찍히는 곳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너무 구박하지 말고 못 본 척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이들 나름대로의 즐길거리를 찾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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