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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ge Dec 30. 2019

워커홀릭과 질투심

감사패를 받았다 26개 국책연구원장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가 있는 감사패다. 저녁을 함께하며 내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렇게 열심히 일 하더니 원장을 그만두고 나서 뭘 하며 지낼까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쉬면서 그동안 갖지 못한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독서 음악 감상 등을 하며 휴식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뻔한 답을 했다.


기꺼이 더 훌륭한 연극을 펼칠 사람들을 위해 무대를 비워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일로 주변 사람들이 더욱 드러나고 커지는 것 같아 기뻐하고 있다. 욕심 없는 일꾼으로 만족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연구원장에서 퇴임한 지 2달여 지난 지금 나는 “불안합니다”라고 답해야 맞다. 아침에 일어나 특별한 목적도 없이 서재의 책 몇 권을 빼들고 속독을 한다. 그렇게 두어 시간 보내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남들은 지금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집에서 쉬고 있는 뒤쳐짐에 대한 조금의 보상이 되기 때문일까?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분이 이를 워커홀릭(workaholic) 증상이라고 귀띔해 준다. 일중독자로 병일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워커홀릭보다 더 큰 병을 않고 있다. 퇴임 후임에도 언제나 자신을 경제 사회 이슈를 해결하는 최우선에 두려 한다  그래서 책을 읽고 칼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뒤로 물러나 있으면 점차 빛을 잃어가고, 결국 선택되지 않고 작아지게 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일 병이던, 마음의 병이던 다스려야 한다. 생각 없는 워커홀릭은 벗어나야 한다. 물론 질투심 많은 사람도 되어서는 안 되겠다.

편안함을 갖고 다시 펜을 잡으니
이제야 뭘 쓸지가 조금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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