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 Z

낯선 곳 어딘가에 아무 상관없이

by moolovemoolove


자신의 발걸음에 이끌려 다다른 어느 아파트 건물 안의 복도. C가 들어선 넓고 긴 공간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겠지.'

'지금 이곳 낯선 아파트 복도 어딘가에 나는 아무 상관없이 서있다.' 그녀는 그런 느낌이 싫지 않았다. 한편으론 그런 생각을 할 때, 누군가는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왠지 모를 아늑함을 느꼈다. 혼자만의 비밀이 생겼는데, 누군가는 또 그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 설렜다. 자신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이 기쁜데, 한편으론 그것을 누구에게라도 알려주고 싶어서 행복했다. 그래서 C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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