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
산책을 하다가 아들과 벤치에 잠시 앉는다.
하루 일과를 마친 태양이 서쪽 본가로 쉬러 가고 있다.
아들, 봐봐. 하늘은 햇님을 무지 좋아하나 봐.
왜?
아들이 땅바닥에서 나뭇가지로 개미를 건드리며 묻는다.
햇님이랑 하루 종일 지내고 나니 햇님처럼 빨개졌잖아.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으면 그 사람이랑 닮아지거든.
그래?
나뭇가지로 개미를 옮기며 아들이 대답한다.
서늘한 바람도 서쪽으로 미끄러지듯 분다.
태양은 이제 붉게 빛나는 끄트머리만 남았다.
아빠.
응.
나도 아빠랑 있으면 아빠처럼 마음이 따듯해져.
울컥하며 뭔가가 눈가에 핑하고 돈다.
나뭇가지로 개미를 못살게 구는 아들을 안아 올려서
압사할 정도로 안아준다.
아아~ 아빠 수염 따가워!
웃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아이의 외침과 함께
온 세상이
발그레해진다.
#라는상상이절로생각나는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