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빨래
빨래 바구니엔 가족들의 삶이
차곡히 쌓여 있다.
그녀는 남편과 아이들의 삶을
안부 엽서 읽듯 한벌 한벌 살핀다.
막내의 못 보던 하늘한 원피스는
밤새 켜진 스탠드의 풋사랑 설렘이
첫째의 땀내 나는 체육복에선
뿌연 흙 운동장 내달리는 뜀박질을
남편의 얼룩진 셔츠 카라에는
회식 후 얼큰한 마음의 무게가 묻어있다.
세탁기 가득 담긴 가족들의 삶 잠시 보다
향기나는 삶을 기원하며
섬유유연제 두 숟가락 가득 뿌린다.
저녁 찬거리 사러나가
빈 거실 햇빛 물들고
정갈히 널린 빨래들 사이로 향이 스민다.
#빨래엔피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