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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만근 꽃잎 바다
여수만을 휘몰아치는 바다는 지켜본다.
길고 긴 시간 바닷가의 사람들이
셀 수 없는 이유로 다투고
또 끌어안는 모습을.
바다를 건너온 쇠 냄새나는 무리들의
살기가 가득한 천근만근 배들이
깊숙이 가라앉을 때에도.
전쟁이 사라져 조용한 세상에
꽃잎 같은 청년들이 도란히 앉아
꿈과 사랑을 노래할 때에도.
여수만의 바다는 가만히 기억한다.
봄눈이 녹은 자리 피어난 꽃잎에도
연기 뱉는 포성은 멈추지 않았고,
나라가 천근만근 위태로워도
청춘들의 사랑은 밀물같이 들어찼다.
여수만 가득 찬 바다는 전해 들었다.
분노한 병사의 꽃다발 같은 가족을.
손잡은 연인들의 벌게진 다툼을.
모래밭을 뒤뚱 걷는 어린아이의 발바닥을
어미 손처럼 어루만진다.
그거면 자기 일은 다 했다고
파도치곤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