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s crazy.

by 김대호

한 줄의 뉴스 제목이었다.

‘아프가니스탄 필사의 탈출… 왜’


뉴스 제목 위로 충격적인 영상이 흘러나왔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주기장에서 주행하는

C-17 수송기에 수많은 인파가 들러붙어 있었다.


조종사로서

이 영상이 선사하는 불편함은

사람들이 바퀴, 날개, 여기저기에 매달려 있음에도

항공기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온다.


비행 조종을 배울 때 기초 중 기초는

땅 위에서 항공기 이동 반경 안에

사람이든, 장애물이든, 하다 못해 새나 동물이든

무엇이든 발견하면 즉시 브레이크로 멈추고,

완전히 정리가 된 이후에 다시 움직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에서 그 원칙은 산산이 부서진다.

한 두 사람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항공기에 달라붙고, 주위에 맴도는데도

C-17 수송기는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예상컨대 지금 조종석에 앉아 있는 조종사에게도

이런 광경은 생전 처음 마주하는

한마디로 미쳐버릴 만한 상황일 것이다.


항공기 밖 사람들의 애처로운 눈빛과

광기의 외침을 들으면서도

상부의 지시든, 본인의 판단이든

브레이크에서 양 발을 떼는 기장의 심정을

나는 쉬이 알 수가 없다.


동시에


무심히 나아가는 항공기 여기저기에 달라붙은

수많은 사람들의 심정도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


영화가 아닌 현실임에도

이륙을 위해 엔진에서 굉음이 나고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는데도

계속 항공기를 붙잡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쉬이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같은 시간에 항공기 안과 밖의 공간에서

미칠듯한 심정을 마주한 사람들.

무엇이 그들을 상식의 범위 밖으로 내몰았을까.


요즘 같이 일하고 미국인에게

이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는 대답했다.


“That’s crazy” (미쳤네)


그들이 미친 건지

그 상황이 미친 건지

그 상황을 만든 어떤 존재들이 미친 건지

딱히 묻진 않았다.


다시 뉴스 제목만 무심히 떠 올랐다.


‘아프가니스탄 필사의 탈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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