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꿈과 아들
주말에 아들 이강이와 낮잠을 잤다.
짧은 꿈에 엄마가 나왔다.
엄마는 컴퓨터로 바둑을 두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이다.
꿈이라 그런지 이상한 모습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다만 엄마의 바둑알이 이상한 모습이었다.
검은 바둑알을 한 곳에 계속 두고 있었다.
엄마는 바둑이 잘 되지 않는다 내게 하소연했고,
나는 잘 안돼도 계속해야 한다 대답했다.
엄마가 못 알아들으셔서,
계속 똑같은 말을 하다 왈칵 눈물이 났다.
잠에서 깼다.
우주복의 이강이가 옆 자리에 앉아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이강이를 안으며 꿈에 할머니가 나왔다 말해줬다.
왜 그랬을까.
꿈에서 흐르던 것이 또 흘렀다.
몇 시간 뒤,
엄마에게 영상통화로 이강이를 보여드렸다.
꿈과는 달리 엄마는 내 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바둑알 같은 눈망울의 이강이가 웃고,
엄마는 더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