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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뇌과학.

by 김대호

기억의 뇌과학


우리의 삶은 곧 기억이다.


지나간 과거는 결국 기억이라는 체로 걸러진 것들만 남는다.

현재는 찰나의 순간이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지구에서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시간과 자신의 선택으로 조각한 ‘기억’ 밖에는 없다.


이러한 기억은 매우 불완전한 뇌의 작동원리다.

똑같은 사건을 보고도 짧은 시간이 지나면 모두 다르게 기억을 하며,

수업을 들어도 망각곡선에 의해 거의 대부분의 지식은 공중분해 된다.

특히 나이가 들 수록 기억할 것은 많아지고, 동시에 망각이라는 짐승의 흉폭함은 심해진다.


모두를 초조하게 만드는 기억의 불완전함에 대해

작가는 따듯한 문체로 이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과

우리가 지닌 뇌와 몸이면 당연하게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만약

주위의 누군가 혹은 자신이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다면

사라지는 기억은 아직 우리 시대에는 막을 수 없을지언정,

기억의 붕괴와는 무관히 온전히 살아 있는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분노라는

감정에 집중하기를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기억을 기반으로 삶이 건설될 수밖에 없다.

이토록 중요한 기억이 뇌라는 작은 조직의 신경세포들 간 전기자극으로 벌어지는 일이라니

각각의 머릿속에는 본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우주가 있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 머릿속의 작은 우주가 ‘기억’이라는 원리로

운이 좋다면 80년 남짓 이어질 각자의 인생에서 적절한 행복을 만드는데

필요하고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라 넉넉하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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