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 되고 싶다

엄마의 시간 2.

by 율팬



아침 등굣길에 지하철에서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은 끊임없이 머릿속을 지나가는데

무엇을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몰라 미루다가 잡은 책이

2014년 11월, 초판이 발행되고 15일 뒤에 산 김연수의 책이다.


그는 정말이지 말을 잘 다룬다. 오늘 읽은 첫 글,

“재능은 원자력 발전에 쓰는 건가요?”에서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싶었고, 막걸리든 차든 한 잔을 같이 마시고 싶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냥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도 좋을 것 같았다.


오늘 내 마음을 꽉 잡은 것은

“우리에게 자신이 경험한 시간의 흐름을 소설로 보여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그는 소설가가 된다.”는 구절이었다.

그는 마르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있으면,

‘지금 뭔가를 쓰고 있다면, 그는 소설가’라는

그 문장의 질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했다.


몇 해 전 현대백화점에서 자서전과 글쓰기 강의 시간에

‘바다로 간 자전거’를 쓴 문형렬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

또 내가 모르는 많은 사람이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유독 내게 와 닿은 것은 김천역 인근

‘뉴욕제과점’ 집 아들이라는 김연수의 글이었다.

1992년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갔던 곳이 김천이며,

따스한 난로가 있던 한적하고 자그마한 김천역과

그 광장의 겨울을 기억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매일 글을 쓴다.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신인,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 사람을 규정하게 된다니.

정갈하고도 단단한 문장에 가슴이 뛴다.

또한 나도 멋진 신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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