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온몸으로 난다

by 율팬

이철수 목판화 30년 전 '새는 온몸으로 난다' 전시회에 갔다.

대학 무렵 선생의 작품을 프린트해서 트래팔지에다 로트링펜으로 따라 그리곤 했는데

그 분을 어제 직접 만나게 되었다.


오후 5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있었고

마임이스트 조성진 선생의 '원앙부인의 꽃밭(http://cafe.naver.com/mumuri/535)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도종환 시인의 '꽃밭'이란 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 했다.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거기 어머니와 꽃밭이 있었다(중략)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꽃밭이 있었던 건 다행이었다"


이런 구절이 음악과 마임과 어우러져 마음에 와 닿았다.


'가져!'와 '버려!'라는 두 의미로 해석한 작품을 언급하며

무엇을 가지려면, 먼저 버려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선생님은 무엇을 버리셨는가 물었다.


"글쎄, 무엇을 버렸을까요......"

(마이크가 울려서, 또 뒤늦게 가서 정황을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대략 이랬던 듯)

내려놓는다, 버린다, 비운다 하는 내용을 담은 책들이 한창 '뜨고' 있다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어찌 일일이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새는 좌우의 날개가 아니라 온몸으로 난다.

모든 생명은 저마다 온전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새가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고, 세계가 그러하다.

죽음처럼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거기서 이미 죽음에 이른 사람들까지,

온몸으로 살고 온몸으로 죽는다. 그러니 부디, 생명에 가혹해지지 말자.’


남에게 감화를 줄 만한 작품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갈무리하며

또 새로운 전진을 꿈꾼다는 것.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고, 닮고 싶은 삶이다.


2012. 7. 18. 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아내의 모든 것' 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