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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는 마음

용서해주어야 내 마음이 괜찮아지더라고요.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분노가 밀려 올라올 때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기억이 순간적인 분노가 화살이 되어 스스로 과녁 삼아 마음에 꽂힌다. 사실 지난 과거의 일이 현재 내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미미한데, 내 마음이 그 순간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반복되는 죄책감과 자기혐오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하다.

<경주 불국사 앞>



어떻게 보면 타인을 용서하는 것이 자신을 용서하는 것과 같다. 용서는 두 가지를 하는 것이다. 먼저 내게 상처를 주었던 상대방을 연민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스스로 상처와 분노가 되었던 내면을 치유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연민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상대방이 내게 상처를 준 행동이 분명 나빴지만, 나에게도 연약함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연약함을 인정하지 못하면, 기대감이 커지고 결국 다시 또 내게 상처로 돌아온다.

그래서 상대방을 연민으로 바라볼 때는, 나 자신의 연약한 모습도 같이 바라보아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의 연약함을 보고 나면, 그가 내게 주었던 상처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인간은 원래 다 그런가 보다 하게 된다.


대수롭지 않은 것은, 상처를 주지 못한다. 그렇게 스스로 그때의 안 좋은 기억을 놓아주고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게 된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모든 상처와 분노의 마침표는 용서다.


역설적이지만, 내게 상처를 준 타인을 용서하고 나야, 비로소 마음이 치료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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