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것은 나 자신을 거절하는 것이다.
지난 글에서, 나는 내 인생에 후회가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내 후회의 가장 큰 원인은 주저하는 습관이다.
시간을 그냥 보낸 것이 아쉬워 후회함에도 불구하고 그 아쉬움을 달래 보려 다시 또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악순환의 굴레는 나 스스로 선택해서 보낸 경험과 세월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게 한다.
지금의 논리라면, 다시 태어나서 말끔히 후회가 안 남기도록 시간을 보내는 방법밖에 없다.
근데 그건 현실 가능성이 없다. 시간은 조금도 다시 되돌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선택지는 두 가지다. 포기하거나 다른 노력을 해보거나.
심리학자 알마스는, “현재의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과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즉, 지금 내 모습에서 어떤 문제가 있든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든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내 과거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현재의 나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쓸모 있는 경험, 쓸모없다고 느꼈던 경험, 적당히 괜찮았던 경험 등 모든 일과의 관계를 따져 보라는 말이다.
우리 과거의 경험을 좋다, 나쁘다의 관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차이와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하며, 이는 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얻을 있게 한다고 한다.
후회하는 내 모습에는 언제나 내 경험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쓸모없는 경험이라 여기며, 어떠한 의미도 찾지 않으려 했다.
효율적인 습관에 따라, 판단과 평가를 했지만, 오히려 생산적이지 못했다. 나의 선택과 경험을 나 스스로 거부한 셈이다.
타인에게 거부당했을 때의 기분을 떠올려 본다.
며칠을 준비한 일에 대해 형편없다는 피드백을 받는 것은 당연히 기분이 나쁘지만, 이뿐만 아니라, 너랑은 안 맞는다고 하는 사소한 거부도 마음의 어떤 부분에 상처로 남는다.
타인의 거부는 나 또한, 그 상대방에게 거부로 알량한 복수라도 할 수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거부는 오직 내 마음으로만 칼날이 향한다.
그래서 스스로 지난 경험과 시간을 후회하면 할수록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은 더 깊어진다.
지난 경험과 시간은 늘 없어지지 않고 내 안에 새겨져 있다.
그것을 판단하고 평가하기보다, 경험들 간의 있는 그대로의 차이와 사실을 인식하는 편이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 차이는 나름의 의미가 될 수 있으며, 그 다른 의미들은 지금은 내 모습에 상호 연결성을 지닌다.
아마 나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이런 반복되는 일상에 후회를 남겼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 한다. 나 자신을 거절해왔던 나를 거절해보려 한다.